[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자본잠식으로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경영개선 명령을 받았던 비전벤처스가 최대주주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며 일단의 경영 정상화에는 성공했다. 중기부 시정명령 데드라인을 한 달 가량 앞두고 한계 상황의 재무 리스크를 해소한 것이다.
12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비전벤처스는 지난해 총 약 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주당 발행가는 5000원으로 지난해 8월과 9월 각각 3만주씩 발행해 22억원, 23억5000만원의 자본금을 확충했다. 유상증자는 지난해 중기부가 부과한 경영개선 요구를 이행하기 위한 핵심 조치였다.
증자 과정에서 지분 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 공동 최대주주였던 비전인베스트먼트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율을 기존 50%에서 56.4%로 끌어올렸다. 반면 아이티센은 증자 과정에서 지분 방어에 나서지 않으면서 지분율이 43.6%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비전벤처스는 비전인베스트먼트 단일 최대주주 체제로 전환됐다.
자본 확충이 마무리되면서 비전벤처스의 자본잠식도 해소됐다. 비전벤처스는 앞서 자본잠식률이 50%에 근접하면서 중기부로부터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7월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제41조 제3항 및 시행령 제29조'에 따른 경영건전성 기준 미충족을 이유로 시정조치를 통보받았으며 당시 자본잠식률은 49.1%였다. 중기부가 정한 기한 내 시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창업투자회사 등록 말소 처분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다만 기한 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이 해소되면서 중기부에 별도의 추가 이행보고나 행정 절차를 거칠 필요는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증자를 사실상 시정명령 이행의 종결로 보지만 추가적인 부실이 나올 지를 우려한다. 비전벤처스는 2021년 6월 비전인베스트먼트와 콤텍시스템이 50대 50 지분으로 설립한 VC다. 이후 2022년 코스닥 상장사 아이티센이 콤텍시스템의 지분을 인수하며 주주 구성이 변경됐으나, 이번 유상증자를 계기로 다시 비전인베스트먼트 중심의 지배구조가 확립됐다.
업계에서는 비전벤처스가 오정준 대표 체제로 들어서자마자 자본잠식 해소 작업에 속도를 낸 점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하는 분위기다. 비전벤처스는 설립 이후 대표이사 교체가 잦아 내부 혼선이 이어져 왔다. 설립 이후 4년 간 대표이사가 여섯 차례 교체되는 등 경영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6월 선임됐던 구요한 대표가 1년 만에 수장 자리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이후 오정준 대표가 지난해 8월 지휘봉을 잡으면서 자본잠식 해소 작업이 일단 빠르게 마무리됐다. 오 대표는 LG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농심캐피탈 등을 거쳐 BNK투자증권 신기술금융부 상무를 역임한 후 비전벤처스 대표에 올랐다.
현재 비전벤처스는 ▲비전 신성장동력 벤처투자조합 1호 ▲비전 소부장 벤처투자조합 1호 ▲비전 혁신성장 벤처투자조합 1호 ▲비전-옐로씨 AI에코 벤처투자조합 ▲비전-에이비 뉴미디어 벤처투자조합 1호 등 5개 펀드를 운용 중이며, 총 운용자산(AUM)은 약 260억원 수준이다. 자본잠식 이슈가 해소되면서 올해 모태펀드 출자사업 등 신규 펀드레이징에도 다시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하우스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이 해소되면서 경영개선 명령과 관련한 이슈도 모두 정리됐다"며 "올해는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지원하는 등 펀드레이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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