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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통(通)의 역할론
딜사이트 이성희 산업2부장
2025.09.19 08:25:09
첫 외국인 CEO '호세 무뇨스·성 김 사장' 파격 발탁…美시장 대응전략 아쉬워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8일 08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성희 산업2부장]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들을 평가할 때 어떤 분야에 능통한 사람인지에 따라 업무 분야에 '통(通)'이라는 글자를 붙이곤 한다. 해당 업무에서 만큼은 통달해 있다는 뜻이며,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 사람을 통하면 대체로 잘 해결될 수 있다는 신뢰를 유발한다. 


예컨대 영업에 통달한 사람이면 영업통, 재무에 특화된 사람이면 재무통, 전략기획 분야에 오래 몸 담았다면 전략통이라 지칭하는 것이다. 이는 곧 각 기업의 연말 정기 인사에서 새로 선임된 CEO의 이력과 전문분야, 성향 등을 분석하면 영업통인지 재무통인지 알 수 있고, 이사회에서 새로운 CEO에게 어떤 역할을 바라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힌트가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연말 사장단 인사는 상당히 주목할 만했다. 현대차가 1967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CEO를 선임해서다. 회사 전략에 필요한 인재라면 국적과 성별, 출신 등을 따지지 않겠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인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현대차 첫 외국인 CEO로 이름을 올린 호세 무뇨스(Jos é Muñoz) 사장은 현대차와 닛산 등에서 주로 북미지역에 몸 담은 '미국통'으로 평가된다. 2019년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 및 미주권역담당으로 합류해 북미지역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성과도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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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무뇨스 사장을 현대차 역사상 첫 외국인 CEO로 선임한 정 회장의 복심은 역시 '트럼프 시대'를 맞아 불확실성이 커진 북미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무뇨스 사장과 동시에 사장단에 오른 성 김 사장도 마찬가지다. 성 김 사장은 동아시아·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의 전문가로, 부시 행정부부터 오바마·트럼프, 바이든 정부에 이르기까지 여러 핵심 요직을 맡았다. 미국 국무부 은퇴 후 2024년 1월부터 현대차 고문역으로 합류해 글로벌 통상과 정책 대응 전략, 대외 네트워킹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 무뇨스 사장과 성 김 사장 모두 이른 바 '미국통'인 사람들이다.


이들을 사장단에 전진 배치시킴으로써 미국 시장 대응에 총력을 기울인 현대차지만, 올해 3분기의 막바지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과연 '미국통'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상식선을 벗어나는 외교 통상정책 '의외성'이 대응 전략을 무색케 하는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미국 전문가라는 경영진들이 과연 어떤 남다른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최근 이슈가 됐던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이 비자 문제로 집단 구금당한 사건도 현지 당국의 불법체류자 단속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단 점은 미국통 경영진들의 역할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특히 한국에선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고 이를 이행하고 있는 기업의 근로자를 구금했다는 측면에서 더 충격을 안겼다. 트럼프 정부가 취하고 있는 미국 내 노동시장과 이민 제도에 대한 정치적 스탠스를 미국통 경영진들은 염두에 두고 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자동차 시장 환경은 현대차에게 더욱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관세율을 15%로 낮춰 적용하면서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25%)과 역전됐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 정부 차원의 정치·외교적인 합의가 우선해야 하겠지만, 일본과 영국이 협상 타결 후 실제 관세 인하까지 약 50일이 소요된 것을 감안하면 한미 간 지연되고 있는 협상이 마무리 되더라도 당장 관세 인하로 이어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심각한 미국 시장 경쟁력 약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호세 무뇨스 사장과 성 김 사장 등 '미국통' 경영진들이 진정 '미국통' 다운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난국을 헤쳐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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