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전필환 신한캐피탈 대표, 김용석 하나캐피탈 대표, 기동호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국내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인해 올해 초 CEO로 선임돼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아직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부동산 프러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과 자동차금융시장의 성장 둔화 등 부정적인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수익 확보를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필환·김용석·기동호 대표는 올해 1월 취임한 새내기 CEO다.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를 이끌고 있을 뿐만 올해 초 나란히 취임해 임기 6개월차를 맞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구원투수 역할을 부여받았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올해 1분기 실적은 더 악화됐다. 신한캐피탈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313억원으로 전년동기(643억원) 대비 5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나캐피탈의 순이익은 45.3% 줄어든 315억원, 우리금융캐피탈 순이익은 7.3% 감소한 3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실적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이들 새내기 CEO도 분주한 모습이다.
◆전필환 신한캐피탈 대표, 부동산 PF 관리 '집중'
자산건전성 관리를 올해 최우선 경영 목표로 제시한 전필환 신한캐피탈 대표는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충당금 전입액을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357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작년 4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흑자 전환을 이끈 요소는 충당금 적립 규모 감소다. 신한캐피탈의 올해 1분기 충당금 적립 규모는 23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5.8% 줄었다.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으면서 지난해 순이익은 61.5% 줄었지만 올해 들어 충당금 부담이 비교적 경감된 모습이다.
앞서 신한캐피탈은 2020년 신한카드에 리테일 사업부문을 매각한 후 기업금융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부실화 위험이 높은 부동산 PF 자산 비중을 키우게 됐다. 이에 전 대표는 올해 부동산 PF 중심의 자산건전성 제고를 통해 회복 추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의 부동산금융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조9565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15.6%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브릿지론은 1조5288억원으로 본PF보다 규모가 크다. 특히 지난 2023년 하반기 부동산 PF 사업장 재평가로 인해 건전성이 크게 악화하며 2022년 0.93%이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2023년말 1.74%, 지난해엔 3.98%까지 뛰었다.
건전성 지표는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1분기말 기준 연체율은 2.84%로 전년동기보다 0.61%포인트, 전분기보다 0.10%포인트 상승했다. NPL비율 역시 4.51%로 집계됐다.
신한캐피탈은 올해 자산관리 전담조직을 구성해 부실자산 상매각과 상각채권 회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규모인 연간 2232억원의 자산을 상매각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97억원의 부실자산을 정리했다.
◆ '여신통' 김용석 하나캐피탈 대표, 건전성 관리 특명
하나캐피탈 역시 김용석 대표의 지휘하에 건전성 개선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김 대표는 하나은행 여신그룹장으로서 다양한 여신을 심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캐피탈의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아 CEO에 올랐다. 이와 함께 그룹사와 협업을 통해 수익성 제고를 이끌어 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하나캐피탈의 1분기말 연체율과 NPL비율은 각각 2.27%, 1.76%로 모두 전년동기보다 0.52%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캐피탈 역시 부실 위험이 높은 부동산PF 자산이 건전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의 지난해말 기준 부동산PF는 8901억원이다.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4.7%)은 크지 않지만 전체 PF에서 중후순위 채권이 39.3%, 브릿지론 비중이 53.9%에 달해 대손비용을 크게 인식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김 대표는 올해 1분기 522억원의 자산을 상매각하며 전전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상매각 규모는 전년동기보다 4.4% 증가한 수준이다.
김 대표는 기존에 추진해 온 수입차 중심의 오토금융 확대 전략을 연장하며 수익성 다각화도 진행한다. 지난해 말 기준 영업자산의 43%가량을 자동차금융자산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기존 주력 분야인 수입차 중심의 수익성 강화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 "업계 1위 도약" 기동호 대표, 기업금융 확대에 방점
우리금융캐피탈의 경우 우리은행 '영업통'으로 꼽혔던 기동호 대표의 주력 분야를 살려 기업금융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 전환을 꾀하고 있다. 기 대표는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겸 CIB그룹장(부행장)을 거쳐 올해 캐피탈 CEO로 임명됐다.
기 대표는 취임사에서 "경기상황 변화에 대응한 핀셋전략으로 건전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오토금융 시장 지배력 강화와 기업금융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토론에 치중한 포트폴리오를 기업금융 확대를 통해 분산시키고 업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기 대표의 임기 초반이지만 우리금융캐피탈의 포트폴리오는 소폭 조정된 모습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오토금융이 전체 취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9%로 전년동기보다 1.6%포인트 내렸다. 자동차금융의 영업이익 비중 역시 40.2%로 전년동기(49.0%) 보다 축소됐다.
다만 올해 전반적인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캐피탈사의 실적개선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부동산 PF 부실화 위험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여파가 이어지고 있어 상반기까지 업권의 큰 실적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반기에 접어들며 내수경기가 개선됨에 따라 경영 환경의 분위기도 반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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