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AI가 요새 이제 산업 현장에 많이 쓰이는데 제조 현장에 있다 보니까 어떤 안전 솔루션들이 저희 현장에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찾아보기 위해 왔습니다. AI 도입을 위한 하드웨어 등 인프라 기술들이 상용화된 장치들이 얼마나 있는지도 한번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14일 서울 강남 코엑스 '2025 국제인공지능대전(AI 엑스포 코리아)'에서 만난 한 국내 제조기업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AI Around All'라는 주제에 맞게 제조, 국방, 금융 등 전 산업 분야 관계자들이 모인 AI 엑스포 현장은 AI 전환 속도와 열기를 실감케 했다.
AI 엑스포는 한국인공지능협회가 주관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전시회로,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진행된다. 행사 첫날에는 삼성전자, SK쉴더스,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해외 바이어들이 부스를 바쁘게 오가며 각사의 기술을 확인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슈퍼마이크로, 마음AI, 페르소나AI, 셀바스AI 등 국내외 322개 AI 기업이 대거 참가해 기술력을 뽐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생성형 AI·AI 에이전트·AI 인프라 등 업계 핵심 이슈를 다룬 부스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페르소나 AI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AI PC'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TG삼보컴퓨터와 함께 개발한 이 장비는 자사의 생성형 AI 기술을 탑재해 인터넷 없이도 sLLM(소형언어모델) 등 다양한 생성형 AI 기반 애플리케이션 실행이 가능하다. 페르소나 AI 관계자는 "외부와 접속이 차단된 환경에서도 AI를 활용한 업무가 가능하다"며 "AI 도입은 원하지만 보안에 예민한 군이나 금융 업계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AI 업계에서는 사용자의 지시를 인지하고 판단하는 수준을 넘어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에 반응하고 작동하는, '행동'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주목받고 있다. 마음 AI는 자사의 세 가지 파운데이션 모델 ▲MAAL(다국어 적응 언어모델) ▲SUDA(온디바이스 음성대화형 AI) ▲WoRV(비전-언어 기반 자율제어 AI)를 장착한 피지컬 AI 장비 '에이든(Aiden)'을 선보였다. 마음 AI 관계자는 "자율 인식, 이동, 대화가 가능한 로봇 '에이든'은 현장에서 즉시 쓸 수 있는 AI의 기준을 제시한다"며 "다만 화자 분리와 언어 처리 속도 면에서는 개선 여지가 있어 이를 보완해 더욱 고도화된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레노버, 슈퍼마이크로 컴퓨터 등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들도 부스를 차리고 실제 자사의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 장비를 선보였다. 레노버의 경우 엔비디아와 함께 기획한 부스를 마련했다. 레노버 관계자는 "인프라의 AI 특화로 가면서 더 높은 밀도와 효율을 위한 GPU의 냉각 기술이 중요해졌다"면서 자사의 수냉식 서버 냉각 시스템을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특정 화학물을 이용한 냉각 액침 기술은 교체 시점이 도래하는 반면 수냉식은 순환이 가능해 보다 효율적이다. 슈퍼마이크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AI 엑스포에 참가했었는데 반응이 좋아 다시 찾았다"며 "전 구성품을 자체 제작한 서버 전체를 실제로 구현하고 싶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일부만 선보이게 됐다"고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는 임은영 LG CNS AI 사업부 단장, 백준 퓨리오사 AI 대표, 김문환 마음 AI CTO(최고기술관리자) 등이 연사로 참석해 '사회적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AI 시대 비전'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임 단장은 기업의 AI 혁신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복합적 전략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백 대표는 AI 인프라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AI 산업의 도전과제라고 짚었다. 김 CTO는 국방 분야에 적용된 피지컬 AI 사례를 통해 자율 인식·판단·행동을 수행하는 오토노미 기술의 진화를 소개하며, 향후 피지컬 AI가 '검증된 신뢰'와 인간-기계의 교류란 목표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AI 엑스포 행사장에서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적잖이 보였다. 미래 개발자를 꿈꾸고 있다는 한 대구SW마이스터고 학생은 "소프트웨어 서비스들이 실제로 구현된 걸 둘러보니 신기하고 본인이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고민해보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의 안내를 받아 방문한 'SW 마이스터고관'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창의적인 AI 솔루션들이 소개되고 있었다. 모바일 청첩장 서비스 '링크메리', 청소년 경제 AI '청포도',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해 미성년자만 차량에 남아 있을 경우 즉시 관리자에게 알람을 보내는 안전버스 시스템 등 완성도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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