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한화생명이 해외 사업부문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수익성이 뒷걸음쳤기 때문이다. 이에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의 어깨도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다는 분석이다. 해외사업 성과는 김 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시금석으로 꼽힌다.
김 사장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차남으로 금융계열사를 물려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그룹 안팎에서 인정받을 만한 성과를 쌓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게다가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경영능력을 입증받아야 할 시간도 많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지난해 베트남법인 순이익은 447억3500만원으로 전년대비 5.0% 감소했다. 베트남법인 설립 후 누적 손익 흑자 달성과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23년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지난해 64억48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대비 순손실 규모는 줄었지만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법인이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지분을 인수한 리포손해보험의 지난해 순이익은 50억원으로 전년(149억원)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리포손해보험은 올해 초 한화손보 자회사로 편입됐다. 당초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은 2023년 한화손보와 리포그룹의 자회사 리포종합보험의 지분 62.6%를 인수했는데 보유하고 있던 지분 46.6%를 한화손보에 넘겼다.
한화생명은 2008년 베트남법인을 설립한 뒤 2009년 4월 국내 생명보험사 최초로 베트남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012년 현지 생명보험사인 물티코(Multicor Life Insurance)를 인수해 현지법인을 만들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최근 인도네시아 시장이 어려워 업계 전반에서 난항을 겪었으나 인도네시아법인 순손실은 단체건강보험 신계약 증가로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됐다"며 "방카슈랑스 채널 제휴 확대 및 신상품 출시로 보험손익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부분은 해외사업을 김동원 사장이 총괄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고글로벌책임자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만큼 해외사업의 성패가 모두 김 사장의 경영능력 평가에 반영된다는 의미다. 해외사업 부진은 그만큼 김 사장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한화생명은 2023년 2월 김 사장에게 최고글로벌책임자를 맡기면서 "김 사장은 글로벌 사업 추진과 기존 해외사업 관리체계 고도화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 성과 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한화생명이 최근 추진해온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투자 건뿐만 아니라 해외법인의 경영 전략 등에도 김 사장의 의견이나 판단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해외사업은 김 사장이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수단이기도 하다. 보험 관련 경험이 거의 없는 김 사장은 2016년 4월 임원에 오른 뒤 주로 디지털과 신사업 부문에서 기회를 찾아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김 사장이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캐롯손해보험은 한화손보로 흡수합병을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주도한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략이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도 김 사장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김 사장으로서는 경영능력 입증에 서둘러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3월 김승연 회장이 세 아들에게 지분 절반을 증여한 것을 두고 "승계를 완료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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