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이 일상생활과 각종 산업현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면서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수많은 기업이 로봇산업에 속속 뛰어들었고, 삼성, LG전자 등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도 경쟁에 합류했다. 그동안은 로봇의 '브레인' 역할을 맡은 AI 개발에 관심이 집중됐다면 올해는 AI를 구현하기 위한 하드웨어인 로보틱스(로봇공학)로 시선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이에 딜사이트에서는 국내 로봇기업들의 현황과 미래 사업 전략을 살펴봤다.[편집자주]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지능형 웨어러블 로봇 개발 기업 '엔젤로보틱스'가 올해 동남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미 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현지 대리점과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르면 올해 1분기부터 판매가 이뤄질 전망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엔젤로보틱스는 하반신 불완전마비 환자의 보행 재활치료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 '엔젤렉스 M20'을 연내 동남아시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국에서 추진 중인 인증 작업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국가마다 시기에 차이가 있지만 일부 국가들은 이르면 1분기, 늦어도 2분기 내에는 인증 작업이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웨어러블 로봇은 환자나 노인의 재활을 돕거나 현장 근로자의 근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엔젤로보틱스는 M20 판매를 위한 현지 대리점과의 계약 체결도 서두르고 있다. 말레이이시아의 경우 대리점 계약까지 끝마쳤으며 태국, 홍콩 등과는 사전 수요조사(태핑) 단계다.

유럽 시장 진출 준비도 한창이다. 엔젤로보틱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엔젤렉스 M20의 CE MDR 인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엔젤로보틱스 관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해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유럽보다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먼저 진출하게 되는데 이르면 올 1분기, 늦어도 2분기 내에는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국가의 경우 대리점 계약을 체결한 상태며 이들이 현지 병원으로 판매를 도맡게 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의 판매량도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의료파업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의 경우 의료 체계가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가장 기대되는 제품은 엔젤로보틱스의 재활치료용 엔젤 메디(angel MEDI) 브랜드의 M20제품이다. M20은 외골격 보행보조 로봇으로 현재 3등급 의료기기 인증과 의료보험 수가 적용이 완료됐다.
불완전 하비마비환자 재활치료에 사용되며 현재 병원, 재활치료 요양병원 등에 판매되고 있다. 병원은 기존 1만원대였던 재활치료수가에 비해 로봇을 이용한 재활치료는 3만원 이상의 수가를 받을 수 있다. 재활치료 효과도 우수하다. 기존 보행재활치료를 받은 아동에 비해 M20을 활용한 보행재활 치료를 진행한 아동의 운동기능 점수가 월등했다.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성 뿐만 아니라 높을 치료 효율을 얻을 수 있는 솔루션인 셈이다. 이에 따라 보험 수가 획득 이후 M20은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90여개 의료기관 및 관련기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출시 이후 누적 100대 이상 보급이 된 상황이다.

엔젤메디의 두번째 제품인 엔젤슈트(angel SUIT)도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엔젤슈트는 보조 관절에 따라 엔젤슈트 H10(엉덩관절), 엔젤슈트 K10(무릎관절)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중 H10 제품을 올해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K10은 올해 하반기에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엔젤수트는 경증 보행장애 환자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으로 시장에서는 재활 전문 기관 외에도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으로 시장을 확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엔젤로보틱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4억원, 영업적자는 73억원을 기록했다. 의료파업 등 악조건 속에서도 엔젤 메디 제품군은 견조한 매출 성장세를 증명했지만 경기 악화의 영향으로 엔젤 기어 매출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4분기 실적 역시 외형은 성장하되 인건비와 경상연구개발비 증가 부담으로 적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수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엔젤로보틱스 역시 수출액 목표를 2025년 40억원, 2026년 1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엔젤로보틱스 관계자는 "향후 아시아-태평양 국가를 중심으로 한 해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아울러 부품 내재화를 통해 원가율 또한 개선하고 있어 올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부품 내재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엔젤로보틱스 관계자는 "현재 모터드라이버, 감속기에 대해서는 내재화를 완료하는 등 60~65% 진행됐다"며 "내재화 속도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으며 2026년까지 내재화 목표 80%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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