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황수남 전 KB캐피탈 사장이 자동차할부·리스업체 도이치파이낸셜의 지휘봉을 맡게 됐다. 황 전 사장은 20년 이상 캐피탈업계에 몸담은 인물로 자동차금융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황 전 사장은 지난달 말 도이치파이낸셜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돼 이번 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임기는 우선 올해말까지 1년을 부여 받았다. 도이치파이낸셜은 1년 단위로 대표이사의 재선임 여부를 결정한다.
황 대표는 1964년생으로 경남 진주고와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현대증권 입사 후 2001년 현대캐피탈로 옮기며 본격적인 캐피탈업무를 시작했다. 2008년 KB캐피탈의 전신인 우리파이낸셜에 합류 후 KB캐피탈 체제에서 영업채널본부장(상무), 자동차금융본부장(전무)을 역임했다.
KB캐피탈이 현대캐피탈을 넘어 중고차시장 최강자로 떠오른 것도 황 대표의 공로가 크다. 황 대표는 본부장 시절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의 개발 및 운영을 총괄하며 성공적인 안착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 받아 2019년 KB캐피탈의 첫 내부출신 사장으로 발탁됐다.
사장이 된 뒤에는 본인의 전문분야인 자동차금융 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수익구조의 안정성을 확대한다는 차원에서다. 이 덕분에 임기 첫해 약 1200억원 수준이었던 KB캐피탈 당기순이익은 2년만에 2000억원대로 성장했다. 황 대표 역시 윤종규 당시 KB금융 회장의 높은 신임으로 연임을 거듭하며 2023년까지 KB캐피탈을 이끌었다.
그런만큼 황 대표의 도이치파이낸셜행은 파격적인 행보라는 시각도 나온다. 전임 신용식 대표의 경우 JB우리캐피탈 상무를 지내다 도이치파이낸셜로 넘어와 영업본부장을 지낸 후 2020년부터 5년간 대표직을 맡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도이치파이낸셜의 총자산 규모는 3295억원, 당기순이익은 24억원가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주요 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 일부는 CEO(최고경영자) 임기만료를 계기로 황 대표 영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KB금융과 직접적인 경쟁사로는 갈 수 없다는 본인의 의지로 모든 제안을 정중히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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