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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추격 허용한 서봉균, 그룹 인사쇄신 '부담'
이규연 기자
2024.11.29 12:00:23
임기 중 실적 양호 VS ETF 성과 '미미', 그룹 인사쇄신 기조도 발목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 (제공=삼성자산운용)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교적 무난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단 점은 연임에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나,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선두로서 2위인 미래에셋과 점유율 격차를 벌리지 못한 점, 최근 삼성그룹의 인사 쇄신 기조 등은 적신호란 평가다.


28일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서 대표의 임기는 다음달 13일에 공식적으로 끝난다. 다만 실제 거취는 12월 초에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자산운용을 포함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임원 인사가 대체로 12월 초에 결정됐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임기 동안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서 대표가 2021년 12월 취임한 이후 삼성자산운용은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별도기준 연간 영업수익(매출)‧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전년대비 늘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수익(별도기준)은 228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 같은 기간 순이익은 625억원으로 3.1%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772억원으로 전년대비 3.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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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대표는 운용자산(AUM) 증대 역시 이끌어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전체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은 지난 26일 기준 369조2701억원으로 집계됐다. 서 대표 취임 직후인 2021년 12월 31일과 비교하면 26.2% 증가했다. 


다만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만년 2위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추격에 속도를 내면서 점유율 격차가 많이 줄었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ETF 순자산총액 기준 시장점유율 38.1%(26일 기준)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36.3%)과 격차는 1.8%포인트다. 2021년 12월 31일 기준 양 사의 ETF 점유율 차이가 7%포인트였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다. 


서 대표가 대표이사로 내정됐을 때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 지위를 공고하게 만들 적임자"라고 밝혔다. 그만큼 ETF 성과 확대를 기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ETF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은 서 대표의 거취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삼성자산운용의 이전 대표 인사를 살펴봤을 때 연임 전례가 거의 없는 것도 부담이다. 서 대표의 전임자인 심종극 전 대표는 2020년 초 임기 3년 대표로 취임했지만 2021년 말에 용퇴했다. 그전 대표인 전영묵 전 대표의 경우 임기 3년을 마치고 삼성생명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임원 인사는 앞서 정해지는 삼성전자 등 다른 계열사의 인사 기조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앞서 심종극 전 삼성자산운용 대표가 물러났던 당시 삼성전자에서 40대 부사장을 선임하는 등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던 전례가 있다.


때마침 전날 발표된 삼성그룹 계열사의 인사 기조는 '쇄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 인사에선 400명 규모의 반도체 관련 임원 중 100여명이 교체 통보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김경아 대표 내정자가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 대표이사(CEO)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앞서 2023년 12월 실행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임원 인사에서 삼성그룹 내부 출신이 대거 발탁된 점도 의미심장하다. 당시 선임된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와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는 삼성생명에서 '금융맨' 생활을 시작했고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는 삼성화재 공채 출신이다.


서 대표가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을 거쳐 2020년 삼성증권에 영입된 외부 출신 인사인 점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서 대표 이전의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대체로 삼성생명 출신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서 대표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이끌어냈지만 ETF 시장에서 선두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은 부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삼성그룹 금융계열사가 전통적으로 내부 인사 출신 대표를 선호했던 점도 서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는 좋지 않은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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