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드래곤플라이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지식재산권(IP) 및 장르 다각화 전략에 대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회사가 온라인 슈팅게임 전문 개발사에서 종합게임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선보인 신작들이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퍼블리싱 작품이다 보니 지급수수료 등 고정비 부담 확대로 영업손실은 오히려 확대된 까닭이다. 이에 드래곤플라이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대만·일본 서비스 확장을 통해 수익 창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드래곤플라이가 IP 다각화 전략을 추진하는 배경으로는 대표작인 스페셜포스의 노후화와 무관치 않다. 이 회사의 핵심 매출원인 PC 온라인 기반의 슈팅게임 스페셜포스(2004년 작품)와 후속작 스페셜포스2(2011년 작품)가 10년 넘게 서비스를 이어오면서 이용자 지표면에서 경쟁력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2016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 2017년 크래프톤(펍지)의 '배틀그라운드', 2020년 라이엇게임즈의 '발로란트' 등 국내외 대형 게임사들이 굵직한 1인칭슈팅게임(FPR)을 연이어 선보인 점도 드래곤플라이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등 분야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드래곤플라이는 지난해 11월 MMORPG '콜 오브 카오스: 어셈블'을 시작으로 올해 1월 방치형 RPG '아도르: 수호의 여신', 8월 액션 RPG '어비스 메이트' 등 신작 3종을 출시했다.
드래곤플라이의 이 같은 다각화 전략은 매출 측면에서는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이 회사가 신작 출시 일정에 맞춰 유명 방송인 및 인플루언서와의 프로모션 이벤트, 국내 유명 성우진과의 인터뷰 영상 공개 등 대대적인 신작 알리기에 나선 덕분이다. 실제 2021년(36억원)과 2022년(37억원) 30억원 중반대였던 매출액이 지난해 124억원으로 4배 가량 급증했고, 올해는 3분기까지 17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기록을 뛰어넘은 상태다.
문제는 매출과 달리 드래곤플라이의 수익성은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29억원이 달했던 이 회사의 영업손실은 2022년 76억원으로 확대된 이후 2023년 93억원까지 불어났다. 올해도 3분기까지 6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연간 적자가 확실시 된 상황이다.
드래곤플라이가 수익성 측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신작 라인업을 구성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가 이번에 잇달아 출시한 신작 3종 모두 모바일게임이다 보니 구글,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매출연동비)가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한 셈이다. 아울러 '콜 오브 카오스: 어셈블', '어비스 메이트'의 경우 외부 퍼블리싱 작품이다 보니 이 회사가 매출 일정 부분을 개발사에 지급하는 점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드래곤플라이의 지급수수료 추이만 보더라도 ▲2021년 28억원(영업비용 대비 비율 43.7%) ▲2022년 51억원(45.4%) ▲2023년 91억원(42.0%) 순으로 78.9%씩 증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지급수수료는 150억원으로 사실상 게임 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 대부분을 수수료로 내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드래곤플라이도 향후 모바일게임에서 PC게임으로, 외부 퍼블리싱 작품에서 자체 개발작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작품으로는 올해 지스타에서 선보인 PC 온라인 슈팅게임 '스페셜포스 리마스터'다. 스페셜포스 리마스터는 2004년 선보인 원작을 최신 그래픽 기술을 바탕으로 재구현한 작품이다. 이 회사는 내년 하반기 리마스터 작업을 완료하고 베타(시범)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드래곤플라이 관계자는 "스페셜포스 리마스터의 개발 일정은 내년 말까지 잡혀있고 출시는 내후년 예정돼 있기 때문에 개발 비용이 계속해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용과 관련해서는 내년 불필요한 부분을 줄여나가며 관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외에도 내년 어비스 메이트를 대만 지역에 출시할 계획에 있으며 펀크루재팬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다운다운타운의 일본 출시도 예정돼 있다"며 "이러한 부분을 준비해 나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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