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다시금 격화된 가운데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이사회 멤버로 추천한 후보들의 경영능력에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새로운 이사회가 현재의 대내외적인 혼란을 수습하고 실적 확대와 연구개발 성과 등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천 후보들이 보여준 그간의 경영성과와 조직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달 2일 수원지방법원에 한미약품의 임시 주주총회(주총) 개최를 위한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박재현 사내이사(대표이사) 해임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박준석(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이사 선임 ▲장영길(한미정밀화학 대표) 이사 선임 등을 임시 주총 안건으로 제안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한미사이언스가 새로운 이사 후보로 추천한 장영길 이사와 박준석 이사의 경영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한미약품 연구센터 연구위원을 지낸 장영길 대표는 작년부터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함께 한미정밀화학을 이끌고 있다. 장 대표가 처음 한미정밀화학 경영권을 맡은 건 2015년이다.
하지만 그가 사령탑에 오른 이후 한미정밀화학의 외형은 후퇴와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2017년 931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853억원으로 감소했다. 2019년 1103억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800억원대에 그쳤다. 작년에도 2019년과 비슷한 1111억원을 기록하며 정체된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문제는 이 기간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는 점이다. 2017년 이후 영업이익율(영업이익/매출)이 4%를 넘은 해는 2018년(86억원/1103억원) 단 한 차례 불과했다. 반면 2018년(-14억원)과 2020년(-32억원), 2021년(-59억원), 2023년(-38억원)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모회사인 한미약품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줬다.
또 다른 후보인 박준석 부사장은 의사 출신으로 과거 한미헬스케어(옛 한미메디케어) 대표를 역임했다. 박 부사장은 한미사이언스와 합병이 마무리된 이후 2023년 8월 퇴사했다가 올 3월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며 복귀했다.
박 부사장이 한미헬스케어 대표로 일한 건 2014년부터다. 한미헬스케어 시절 박 부사장은 의료기기와 식품, IT사업을 담당했다. 박 부사장이 처음 대표를 맡았을 때 한미헬스케어의 부채는 68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7년 회사의 부채는 2199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는 2017년 물류회사 '온타임솔루션'과 IT 전문회사 '한미IT'를 흡수합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2016년 한미헬스케어의 부채와 단기차입금은 각각 363억원, 221억원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2199억원, 964억원으로 급증했고 이러한 부채 규모는 2022년 한미사이언스와의 합병 때까지 유지됐다.
해당 부채는 현재까지도 한미사이언스를 괴롭히고 있다. 차입금이 증가함에 따라 이자부담이 늘어난 까닭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헬스케어와 합병 전까지 부채비율 10%대, 차입금 이자 10억원 이하의 재무 상태를 유지했다. 하지만 연간 이자비용이 늘며 회사의 당기순이익 악화를 부추겼다.
이에 시장에서는 장 대표와 박 부사장이 현재 한미약품이 처한 위기를 넘기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 수 있는 적임자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장 대표는 경영성과 측면에서, 박 부사장은 조직관리와 그 동안 맡아 왔던 업무 등을 고려했을 때 한미약품이 현재 필요한 경영자의 모습과는 괴리가 있다는 이유다.
시장 한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현재 큰 위기에 처했다.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 있는 경영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한미사이언스가 추천한 두 후보자의 성과를 봤을 때 과연 그런 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이 든다. 오히려 분열만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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