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스닥 상장사 '파멥신'이 잇단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상장폐지 사유 발생 이후 최대주주가 변경됐고, 기업 지속 경영에 필요한 자금까지 확보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파멥신 안팎에선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더라도 확보된 자금을 활용해 신약 연구개발 등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멥신은 지난 23일 26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이 완료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가 기존 타이어뱅크 외 4인에서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외 4인으로 변경됐다. 김정규 회장(17.19%) 외 4인이 보유한 파멥신 지분은 45.74%다.
앞서 두 차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들어온 자금 90억원을 고려하면 파멥신은 한 달 사이에 350억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파멥신은 지난해 말에도 타이어뱅크 및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등을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증을 추진했다.
이로써 파멥신은 시급했던 연구개발 비용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신약개발 기업인 파멥신은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연구개발 비용을 지출해왔지만 최근 매출이 급감하면서 연구개발비도 덩달아 줄어들었다. 파멥신의 2021년 연구개발비는 335억원에 달했지만 2022년 189억원으로 줄어들더니 지난해에는 78억원 수준에 그쳤다.
애당초 파멥신은 지난해 12월 최승환 한창 전 대표와 에이치피바이오로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해 자금을 확보하려 했으나 납입을 하지 않아 철회됐다. 이로 인해 파멥신은 벌점 4.5점을 부여 받았고 최근 1년간 누적벌점 15점을 넘어 상장폐지 위기를 겪게 됐다. 파멥신의 상장폐지 여부, 개선기간 부여 여부 등을 결정할 코스닥시장위원회는 7월24일 개최된다.
시장에서는 파멥신이 유증으로 최대주주 변경과 자금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만큼 상장폐지 심사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파멥신의 상장폐지 발생 사유는 타이어뱅크가 최대주주가 되기 이전 일"이라며 "잇단 유증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은 분명 상장폐지 심사 과정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만약 상폐 결정이 되더라도 확보된 자금으로 연구개발을 지속, 재기의 발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대주주 변경 및 자금 확보만으로는 시장위원회로부터 단번에 거래재개 결정을 받아내긴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장폐지 위기를 겪었던 한 기업의 고위 관계자는 "(상장폐기 결정을 할 때) 개인 투자자들의 보호를 가장 중요시하는데, 그럼에도 기업심사위원회가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는 것은 그만한 사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유증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나 거래재개 결정을 할 때는 기업 전체의 컨디션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파멥신 측은 새 최대주주의 추가 유증 계획 및 상장폐지 위기 극복 전략 등을 묻는 질문에 "시장위원회 관련해 준비하고 있어 답변이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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