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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스트證, 부동산PF 충당금 설정률 '눈길'
정동진 기자
2024.02.22 08:22:13
NCR 등 지표 양호, 매입보장약정으로 우발채무 부담↓…LS그룹 지원 여부 관심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1일 07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를 위한 충당금 적립 강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따른 손실 인식 등을 주문하면서 증권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우량 사업장 선별을 위한 기준을 강화하는 등 부동산 PF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다만 실적 저조에 따른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자본적정성·자산건전성 등 지표를 통해 증권사들이 리스크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제공=이베스트투자증권)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건전성 지표가 비교적 견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대폭 쌓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해 온 덕분이다. 특히 부동산 PF와 관련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우발부채 중 대부분이 매입보장약정형이란 점에서 타 중소증권사 대비 부담이 적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3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8년 47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1년 2254억원까지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2022년 416억원으로 줄었다. 이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2021년 2.3%였던 총자산이익률(RPA)도 지난해 9월 말 기준 0.5%로 하락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지난 몇 년간 확장해온 IB부문의 실적 하락 탓이다. IB부문 수익은 2019년 517억원에서 2020년 679억원, 2021년 124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 위탁매매 사업의 흥행과 함께 부동산개발금융 확대 전략이 주효하며 2019~2021년 3년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8%에 달하는 등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하지만 부동산PF 부실 위기로 짧은 전성기를 마무리했다. 자산건전성 우려가 본격화하면서 IB부문 수익은 2022년 902억원, 2023년 3분기 263억원으로 줄었다. 2022년과 2023년 9월 말 이베스트투자증권의 ROE는 3.2%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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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스트투자증권 연도별 실적 및 관련지표. (출처=한국신용펑가)

다만 수익 악화에도 재무건전성 지표는 경쟁사 대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해 눈길을 끈다. 다른 중소형 증권사와 달리 부동산 PF 부실에 적절하게 대응한 결과라는 평가다.


2023년 9월 말 기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영업용순자산비율(NCR)은 694%로 같은기간 주요 10개 중소형 증권사의 평균 NCR 526%과 비교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NCR 500%와 비교해도 200%포인트(p)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2020~2022년에도 이베스트투자증권의 NCR은 각각 624%, 640%, 616%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전에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점도 양호한 건전성 지표를 유지한 비결로 꼽힌다. 2021년 말 367억원이던 대손충당금 잔액은 2022년 520억원, 2023년 9월 말 87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부동산 PF 규모 대비 약 18%의 대손충당금 설정률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국내 증권사들과 충당금 설정 비율을 비교하더라도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우발부채 중 대부분이 매입보장약정(매입보장)형이라는 점은 타사와 구별되는 장점으로 꼽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23년 3분기 기준 5347억원의 우발부채 중 4807억원(90%)이 매입보장 형태다. 부동산 PF로만 한정하면 100%다.


같은기간 타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이 전부 매입확약으로만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NH투자증권(46%), KB증권(30%), 신영증권(25%)을 제외하면 전체 부동산 PF 대비 매입보장 비율 20%를 넘긴 증권사도 없다.


2023년 3분기 증권사별 부동산 PF 매입약정비율. (출처=연합인포맥스)

높은 매입보장 비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매입보장이 매입확약에 비해 책임 의무가 발생하는 범위가 좁기 때문이다. 매입확약의 경우 시행사가 대출 상환에 실패하면 증권사가 대신 대출금을 갚거나 차환 부족분을 매입할 의무를 지지만, 매입보장은 미매각된 PF 관련 유동화증권(ABCP, APSTB)만을 매입보장(유동성공여)하면 된다. 매입확약은 무조건적인 채권매입인 반면 매입보장은 조건부 채권매입으로, 전체 부동산 PF 규모 중 매입보장 비중이 크면 상대적으로 예상 손실에 따른 충당금을 적게 설정할 수 있는 셈이다. 


이 밖에도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부동산 PF 규모를 발 빠르게 줄이고 있다. 2023년 6월 말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은 3567억원으로 2022년 말과 비교해 증권업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다수의 PF 포지션을 수익실현 혹은 셀 다운(Sell Down)을 통해 약 800억원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공여 잔액은 288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30%가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2023년 3분기 순요주의이하비율이 높아진 점과 피소된 15건의 소송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점은 위험요소로 지목된다. 2022년 3월 순요주의이하자산비율은 0%였으나, 2023년 9월 기준 요주의이하자산이 2426억원까지 증가해 순요주의이하자산비율 역시 16%에 달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등과 함께 피소된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관련 소송 9건을 포함한 총 15건의 소송가액은 1458억원으로 알려졌다.


다만 IB업계에서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지난달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LS그룹 편입 작업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각종 위험요소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어 보인다. 이 밖에도 범LG가 입성으로 LS계열사 등의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는 등 전통 IB부문의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부실 자산에 대해서는 꾸준한 내부 심사를 통해 기한상실이익(EOD)이 낮거나 심각한 사업장에 대해 충당금을 쌓으며 관리를 하고 있다"며 "기존에 충당금을 충분히 쌓은 만큼 올해부터는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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