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서연그룹 오너 2세인 유양석 회장이 서연이화를 활용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회장이 이 회사 미등기임원임에도 유일하게 5억원이 넘는 급여를 받고 있을 뿐더러 막대한 배당금까지 챙기고 있단 이유에서다.

유양석 회장은 올 상반기 기준 서연이화에서 총 5억4100만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매달 9017만원씩이다. 유 회장 외에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임원은 한 명도 없다. 올 상반기 이 회사 등기임원 3인은 평균 1억1300만원씩 받았다.

유양석 회장의 서연이화 연봉이 10억원을 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는 2020년만 해도 연간 보수액이 5억원 미만이라 공시 대상이 아니었으나, 이듬해부터 급여 수준을 2배 이상 높였다. 실제 2년(2021~2022년)간 유 회장이 서연이화에서 챙긴 보수는 각각 10억8200만원, 10억8000만원에 달했다.

시장에선 유양석 회장이 파격적으로 급여를 인상할 수 있던 주된 배경으로 서연이화의 수익성 회복을 꼽고 있다. 2018년부터 3년 연속 이어진 순손실을 끊으면서 그의 공로를 치하할 명분을 쌓았단 것이다. 서연이화의 호실적은 전체 매출의 84%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 현대자동차·기아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네시스 등 고부가 차량 판매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내외장 부품이 고급화됐고, 이에 서연이화가 수혜를 톡톡히 누렸단 게 시장의 시각이다.

배당 역시 유양석 회장의 곳간을 채우는데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다. 서연그룹이 '유 회장→㈜서연→서연이화'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인 터라 서연이화 배당금이 결국 유 회장의 주머니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서연이화는 2014년 ㈜서연에서 인적분할 된 이후 매년 배당을 실시했으며, 주당 배당금은 100원에서 150원 사이다. 이 회사 주식 147만3992주(5.5%)를 보유한 유 회장은 9년(2014~2022년) 간 총 17억6879억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서연이화 최대주주인 ㈜서연(48.7%)으로 흘러들어간 배당금이다. 자체 사업이 없는 ㈜서연은 자회사에서 걷어드리는 각종 수수료와 임대료, 로열티, 배당금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매년 20억원 안팎의 배당금을 지급 중이며, 순손실을 기록한 해(2018~2020년)에도 배당을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나눠준 배당금의 절반 가량은 다시 ㈜서연 최대주주인 유양석 회장(44.4%)이 가져갔는데, 9년간 챙긴 총 배당금은 93억55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서연이화 관계자는 "유양석 회장의 급여는 임원 보수 테이블 등 내부 기준에 근거해 직위와 근속기간, 전문성,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서연이화는 유양석 회장 가족들의 자금 창구 역할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먼저 유 회장 부인인 박성정 서연이화 부회장은 2015년 이 회사 고문으로 입사했으며, 지금은 남편과 함께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미등기 부회장을 맡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이 회사 미등기임원의 1인 평균 연봉은 2억8900만원이었다. 아울러 유양석 회장의 두 여동생과 모친, 딸 등은 서연이화 배당으로 2014년부터 적게는 6300만원에서 많게는 6억원까지 거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