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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가스라이팅'
딜사이트 이성희 차장
2023.07.03 07:00:18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은행권 비판은 국민과의 소통 부족이 원인"
이 기사는 2023년 06월 30일 08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Pexels

[딜사이트 이성희 차장] 1994년에 발표된 '가스등(Gaslight)'이라는 영화에 등장한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의 유산을 빼앗기 위해 여자 스스로 미쳐가고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유도한다. 


예컨대 남자는 여자에게 브로치를 선물하고 그 브로치를 몰래 숨긴다. 이후 브로치를 찾지 못하는 여자에게 "물건을 잘 잃어 버린다"고 지적한다. 여자는 브로치를 잃어버린 적이 없지만, 찾을 수 없자 결국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미국의 정신분석가이자 심리치료사인 로빈 스턴은 이 영화를 보고 정서적 학대를 받는 피해자들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고,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라는 책을 쓰게 된다. 이 때 '가스라이팅'이라는 심리 용어가 "심리적 조작을 통해 타인 마음에 스스로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들어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처음 사용된다.


'가스라이팅'의 용례는 남녀 연인 간 정서적 학대를 넘어 다양한 관계 불안을 해석하는 데 쓰이고 있다. 그것이 심지어 사람 대 사람이 아닌 집단과 집단에도 그렇다. 예를 들면 금융당국과 은행권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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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제12차 실무작업반'에선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은행 경영현황을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경영현황을 보다 쉽고 자세하게 공개하자는 취지다. 대내외 관심도가 높은 임직원의 경영성과금, 희망퇴직금, 배당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당국 측은 "은행은 일반 국민의 삶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일반 국민이 은행의 자세한 경영현황에 대해서는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제고하며 투명하고 건전한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보다 쉽고 자세한 경영현황 공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이었다. 김 부위원장은 "그간 이자장사·성과급 잔치 등 은행권에 대한 많은 비판은 은행이 국민들과의 소통 노력 부족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었던 만큼, 은행이 어떻게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이 배분되고 있는지 더 쉽고 더 자세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비판이 은행들이 국민과 소통하지 않아서라는 것이다.


내 기억이 잘못된 걸까. 그간 은행의 이자장사와 성과급 잔치 등에 대한 비판은 정부에서 먼저 문제제기하지 않았었나. 정부와 당국에서 한 목소리로 이자장사, 성과급 잔치 프레임을 씌우고 대통령부터 금융당국 수장들이 작심발언을 하면서 생성된 비판 여론이 아니었던가.


얼추 이해도 간다. 역사적으로도 국민이 배 고프면 민란이 일어나는 법인데,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시대 가계부채 세계 1위 국가에서 현 대출에 대한 이자부담을 경감시켜주고, 더 낮은 금리에 대출을 받게 해주고,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금융 상품을 만들어주는 것 만큼 피부에 와닿는 정책적 혜택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은행만 잡으면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당당히 은행을 '공공재'라 칭하는 이유다. 


이에 은행들은 상생금융이라는 명목 하에 대출 금리를 낮추고, 역마진을 감수하고 청년도약계좌를 실시하고, 대환대출 인프라에도 참여하고 있다. "국민들 돈으로 앉아서 손쉽게 이자장사로 돈 벌어서 성과급 잔치한다"는 프레임은 국민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고, 이후부터 은행은 당국의 의도에 수동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위 부위원장은 은행권에 대한 비판이 국민들과 소통하지 않은 은행 탓이라고 말한다. 제대로 가스라이팅 당한 것이다.


과연 은행들이 국민들과의 소통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은행권 비판의 원인일까? 그리고 그러한 소통이 과연 경영현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일까? 


혹시나 해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면, 은행 경영현황에 대한 정보는 전자공시시스템 뿐만 아니라 해당 은행 홈페이지에 게재된 IR자료, 은행연합회 공시,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자세히 공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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