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한미반도체가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AI 반도체 공급망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단순 영업 거점이 아니라 미국 내 반도체 공장에 대한 기술 지원과 장비 공급을 위한 전진기지 성격이 강하다. 최근 미국 정부 주도의 반도체 리쇼어링과 AI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직접 수혜를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말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현지 법인 '한미USA'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회사는 산호세 법인을 미국 통합 운영 거점으로 활용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내 신규 공장에 대한 기술 지원과 장비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국 신규 공장 일정에 맞춰 숙련 엔지니어를 선제적으로 배치하고, 현지 밀착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이번 미국 법인 설립이 '한국과 미국의 교두보 역할'이라는 창업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고(故) 곽노권 창업회장이 1967년부터 14년간 미국 모토로라에서 근무하며 축적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미반도체가 출발했다"며 "반도체 장비 산업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성장한 이후 이제 한미USA를 통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미국 내 AI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 흐름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CHIPS Act)을 기반으로 AI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4분기 미국 애리조나 챈들러 지역에서 첨단 공정 기반 신규 파운드리·패키징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오는 2027년에는 마이크론과 엠코테크놀로지, SK하이닉스 등이 미국 내 HBM 및 첨단 패키징 시설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2028년에는 테슬라가 추진하는 '테라팹(Terafab)' 가동도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한미반도체가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글로벌 고객사 대응 속도를 높이고, 미국 내 후공정 및 AI 패키징 투자 확대 수혜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TC본더 중심의 첨단 패키징 장비 사업을 미국 현지 공급망과 직접 연결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실제 한미반도체는 HBM 제조 핵심 장비인 TC본더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연내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 프로토타입 장비를 출시할 계획이다. AI 반도체용 2.5D 패키징 장비인 '2.5D TC 본더 40'과 '2.5D TC 본더 120' 역시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및 후공정(OSAT) 업체 공급을 앞두고 있다.
올해 초 세계 최초로 출시한 'BOC COB 본더'도 글로벌 메모리 기업 공급을 시작하며 신규 매출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또한 회사는 미국 법인을 기반으로 엔드유저(End-User)인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와의 협력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면서, 메모리와 패키징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까지 직접 검토·지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미국 내 대규모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가 이어지는 만큼 미국 정부 주도의 AI 반도체 공급망에 직접 참여할 계획"이라며 "향후 회사 성장에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고객사 요구사항에 보다 신속하고 밀착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신규 공장 가동과 함께 장비 수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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