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홈플러스가 점포 효율화와 추가 자산 매각 등을 담은 수정 회생계획안 제출을 준비하고 있지만 핵심 전제로 꼽혔던 유동성 확보 방안은 여전히 안갯속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은 성사됐지만 애초에 기대했던 수준의 현금 확보에 실패한데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내부에서는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한 회의론이 이어져 수정 회생계획안의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조만간 주요 채권단 의견을 반영한 수정 회생계획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수정안에는 점포 효율화 작업과 일부 비효율 점포 폐점, 추가 자산 유동화 및 잔존 사업부문 인수합병(M&A) 추진 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특히 회생계획 인가 이전부터 추가 매각 작업에 착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면서 현금 확보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현재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매각 이후에도 상당 규모의 자금 공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최근 NS쇼핑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확보 가능한 현금 규모는 당초 회사 측이 기대했던 3000억원보다 현저히 낮은 1200억원 수준이다.
회생절차 과정에서 협력업체 결제와 점포 운영 비용 등 운영자금 부담도 커지고 있다. 당초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과 별도로 약 3000억원 규모의 DIP 금융을 확보해 총 6000억원 수준의 유동성을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확보 자금을 기반으로 점포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진행한 뒤 본체 매각까지 추진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DIP 지원 논의는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내부에서는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내부 관계자는 "현재 수준의 회생안은 언발에 오줌누기 수준 밖에 지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DIP 지원과 관련한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 논의나 구체적인 구조 검토 역시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분위기다. 메리츠 내부에서는 홈플러스의 영업적자가 이어지는 데다 매달 발생하는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 역시 상당한 만큼 신규 자금 투입이 실질적인 정상화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DIP를 집행하더라도 단기 운영자금 성격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근본적인 회생 동력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번 익스프레스 매각 결과가 오히려 회생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알짜 사업부 매각 이후 홈플러스 잔존 사업부문의 매력도가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담보권을 확보한 채권단 입장에서는 추가 지원보다는 담보권 실행을 통한 자금 회수 시나리오가 더 현실적이라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 내부 분위기 역시 우호적이지 않다. 통상 회생계획안은 관계인집회 이전부터 주요 채권자들과 사전 의견 조율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홈플러스는 기존 회생계획안 관련 협의 과정에서 기대했던 수준의 동의 의사를 확보하지 못했다. 최근 진행된 수정안 관련 의견 조회 과정에서도 채권단 기류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채권자들 사이에서는 자산 매각 일정과 영업 정상화 계획의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추가 자산 매각과 DIP 조달 가능성을 전제로 회생 시나리오를 짜고 있지만 실제 시장 상황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수정 회생계획안의 성패는 채권단 동의 여부에 달렸다. 회생계획안은 관계인집회에서 채권자·담보권자 등의 동의를 얻어야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법원이 일부 반대에도 회생안을 강제로 인가하는 '강제인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강제인가는 채권자들이 청산했을 때보다 더 많은 금액을 회수할 수 있다고 법원이 판단할 경우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때문에 현재와 같이 추가 유동성 확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홈플러스가 청산가치 이상의 회수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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