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오피니언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주식회사 엘지
코스닥 리그제 명분보다 중요한 실리
딜사이트 안경주 성장기업부 부국장
2026.04.15 08:25:13
일부 종목 쏠림 우려…투자자 보호와 유동성 집중 사이 딜레마
이 기사는 2026년 04월 14일 08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안경주 성장기업부 부국장] 자본시장은 기업의 가치가 가격으로 드러나고, 그 가격을 따라 자본이 이동하는 구조 위에서 작동한다. 이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시장은 스스로 균형을 찾아간다.


이재명 대통령의 코스닥 3000 정책 기조에 따라 금융당국이 코스닥 리그제, 즉 시장을 프리미엄과 스탠다드로 나누는 이원화 작업에 착수한 배경에는 이러한 시장 기능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기업을 일정 기준으로 구분해 투자자의 판단을 돕고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특히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 위험 신호를 보다 명확히 전달하겠다는 점은 일정 부분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 시장의 흐름을 함께 보면, 이 제도는 단순한 보완책을 넘어 시장의 작동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변화로 읽힌다.


이미 코스닥 시장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다양한 정비 조치가 빠르게 이어져 왔다. 시가총액 기준 강화와 이른바 '동전주' 관리 방안이 발표된 이후 일부 종목의 거래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시장에서는 하위 30% 종목의 거래 규모가 과거보다 20~30% 정도 감소한 것으로 평가되며, 반대로 상위 20% 종목이 전체 거래의 약 70~80%를 차지하는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상장 기업 수가 1700개를 넘는 상황에서 실제로 활발히 거래되는 종목은 제한되는, 이른바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more
역합병 승부수 던진 위지윅·엔피…'동전주 탈출' 사활 노바셀테크놀로지, '제2 큐리언트' 출격 예열 조단위 시총도 적자면 2부…파두·보로노이 어쩌나 마이너리그행의 두 얼굴…낙인과 리빌딩 차이

이런 상황에서 리그제가 도입되면, 시장은 기업을 자연스럽게 평가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제도적으로 나뉜 틀 안에서 움직이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우선 기업 가치가 가격에 반영되는 과정이 약해질 수 있다. 리그 구분은 투자자에게 강한 신호로 작용한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성보다 어느 리그에 속해 있는지를 먼저 보게 되고, 그 결과 기업의 실제 가치가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 특히 하위 리그에 속한 기업은 개선된 성과가 있어도 낮게 평가되는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또 자금이 일부 기업에 더 몰릴 수 있다. 투자 자금은 보통 더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곳으로 이동한다. 이미 코스닥 시장에서는 일부 상위 종목에 거래가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 리그제가 도입되면 이런 현상이 더 강해질 수 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확인된다. 영국의 대체투자시장(AIM)은 중소기업 자금 조달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실제로는 일부 기업에 거래가 집중되고 많은 기업은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미국 나스닥 역시 상위 기업 중심으로 거래가 몰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기업의 의사결정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기업은 시장이 중요하게 보는 기준에 맞춰 움직인다. 현재처럼 여러 규제가 쌓인 상황에서 리그 유지나 승격이 중요한 목표로 설정되면, 기업은 장기적인 투자보다 단기적인 실적 관리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코스닥이 지향해온 '성장 기업 중심 시장'이라는 방향과 어긋날 수 있다.


물론 코스닥 리그제를 지지하는 논리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기업을 일정 기준으로 나누면 투자 판단이 쉬워지고, 위험이 큰 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시장에서는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타당하다. 또한 일정 수준 이상의 기업으로 자금이 모이면 시장 전반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중요한 전제를 간과한다. 리그 구분이 단순한 참고 정보를 넘어 실제 투자 방향을 결정짓는 기준으로 작동할 가능성이다. 이미 일부 종목에 거래가 집중된 상황에서 제도적 구분까지 더해지면 자금은 더욱 빠르게 특정 영역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일부 기업은 사실상 투자 기회를 얻기 어려운 구조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자본시장은 다양한 성장 단계의 기업이 함께 존재할 때 활력을 유지한다. 초기 단계 기업이나 구조 개선이 필요한 기업 역시 자본을 통해 성장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이러한 기업들이 제도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시장의 성장 기반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업을 나누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구분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미 거래가 일부 종목에 집중된 상황에서 리그제가 더해질 경우 자금 흐름은 점점 더 제한된 방향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 코스닥 시장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구분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가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한국투자증권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신한금융지주
Infographic News
회사채 대표주관실적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