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인 대만 푸본그룹이 지난 10년간 쏟아부은 1조3000억원의 자금 수혈은 푸본현대생명에 '연명'의 시간은 벌어줬지만 '자생력' 확보에는 끝내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규모 적자 속 대표이사의 4연임, 부메랑으로 돌아온 퇴직연금, 붕괴된 영업조직까지. 외형을 지탱해온 자본 투입 이면에서 수익 기반과 영업 경쟁력은 오히려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이제는 체질 개선 없는 '자본 링거'식 경영의 한계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딜사이트는 푸본현대생명의 재무 구조와 수익 기반, 경영진 책임론, 지배구조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푸본현대생명이 본업인 보험 영업에서 이익 창출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 '투자손익 의존형 수익 구조'에 갇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본 확충에도 불구하고 영업 기반 자체가 취약한 상황에서 보험이익이 아닌 외부 변수에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가 사실상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의 전체 수입보험료 중 퇴직연금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3년 56.7%(전체 3조8170억원 중 2조1655억원)에서 2024년 57.8%(전체 2조6204억원 중 1조5136억원), 2025년에는 70.0%(전체 3조4651억원 중 2조4265억원)까지 상승했다.
문제는 외형을 지탱하는 퇴직연금이 오히려 수익성을 훼손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IFRS17 체제와 고금리 환경이 맞물리면서 과거 고이율로 유치한 퇴직연금이 대규모 이자 비용을 유발하고 있고, 이는 투자손익 변동성과 결합해 실적 불안정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보험사의 장래 이익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은 경쟁사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24년 말 1423억원에서 2025년 말 1907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DB생명(1조7705억원), ABL생명(9375억원), KDB생명(8650억원) 등 경쟁 중소형 보험사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이는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경쟁사들과 달리, 푸본현대생명이 저축성·퇴직연금 중심 영업 구조를 유지해온 결과로 해석된다. 결국 팔수록 이익이 쌓이는 구조가 아니라 팔수록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CSM 규모가 작다 보니 보험 영업을 통한 이익 창출력 역시 제한적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CSM 상각익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투자손익 변동성을 흡수한다.
그러나 푸본현대생명의 CSM 상각익은 2024년 171억원, 2025년 186억원 수준에 그치며 이익 완충 장치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 등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손실을 흡수하지 못하고 곧바로 당기순손실로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푸본현대생명의 자본 의존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영업을 통해 이익을 축적하지 못하니 자본 확충에 의존하게 되고, 자본을 투입해도 다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구조다.
푸본현대생명은 CSM 확대를 위해 전속 채널 강화와 GA 협업 등을 통해 보장성보험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경쟁이 심화된 보장성보험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단기간 내 영업 체질을 개선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보장성보험 시장의 높은 경쟁 강도와 푸본현대생명의 경쟁력 수준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CSM 규모 증가 추세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현재 축적되고 있는 CSM이 장기간 이익으로 전환되면서 보험사의 이익 기반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보험이익 창출력 개선은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CSM이 1000억원대에 불과하다는 것은 본업인 보험 영업에서 유의미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보험 영업 이익을 통한 완충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외부 투자 환경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수익 구조가 굳어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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