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삼성중공업이 협력사 근로자의 작업중지권 행사에 따른 손실까지 보전하는 제도를 도입하며 안전 경영 강화에 나섰다. 작업중단에 따른 비용 부담을 없애 현장 근로자가 오로지 안전 판단에 따라 작업을 멈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작업중지권은 산업안전보건법 52조(근로자의 작업중지)에 따른 근로자의 권리다. 근로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 또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근로자가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때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근로자에게 해고 등의 불리한 처우를 하면 안 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6일 거제조선소에서 '작업중지권 선포식'을 개최했다. 삼성중공업 경영진, 노동자협의회,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안전보건공단 관계자가 한데 모였다. 지난해 작업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작업중지권 운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선포식이 마련됐다. 삼성중공업에서는 2011년 '안전스톱'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작업자의 기본권을 보장했고 2021년 '잠깐멈춤'으로 작업중지권에 관한 용어을 통일해 운영해왔다.
이번 선포식 이후 조선소 모든 근로자들은 자신 또는 동료 위험이 조금이라도 확인되면 즉시 모바일 앱에서 쉽고 빠르게 신고한 후 작업을 중단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운영했으나 이번 모바일 앱 운영으로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불이익 조치 금지를 명문화하기도 했다. 특히 작업중지 손실 시수 보전, 우수사례 포상 등 제도적 장치가 주목된다. 협력사의 경우 작업중지가 이뤄지면 작업 시수가 줄어 손실이 발생하는데 이를 원청이 보전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근로자가 오직 안전만을 판단 기준으로 작업중지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작업중지권 행사에 따른 원청의 손실 보전의 경우 재계를 통틀어 전향적인 제도로 평가할 수 있다.
조선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작업중지권을 도입했으나 제도 활성화에 관해서는 뒤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2020년 '안전작업요구권'을 도입했다. 법상 작업중지권의 범위를 넘어 사전 예방의 안전 개선을 요구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2025년 9000여건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발판, 안전난간, 조명, 환기 등 작업 환경 개선과 관련된 사항이다. 일종의 신고 인센티브인 'HD안전페이' 제도를 운영하며 근로자들의 작업중지권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1994년부터 단체협약에 작업중지권을 명시했다. 협력사 포함 전 구성원 대상 교육·홍보로 위험 작업은 즉시 중단하도록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의 작업중지권에 관해 "작업중지권을 행사하는 것은 공정 중단과 손실로 여겨져 기존에는 현장 관리자·책임자가 주로 행사했고 실질적인 안전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이번 조치로 사무직이든 현장 근로자든 누구나 위험이 우려되면 작업을 즉시 중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