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CJ제일제당이 미래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야심차게 인수한 네덜란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바타비아)가 경영 정상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실에 자산가치까지 사실상 '제로'로 평가받으면서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 확장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시장 분석이다. 더욱이 생산능력(케파) 확대를 앞두고 있지만 향후 수주와 트랙 레코드 확보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 2월 바타비아 바이오파마가 보유하고 있던 바타비아 잔여 지분 24.2%를 추가 매입해 100%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2021년 12월 약 2677억원을 투입해 지분 75.8%를 확보한 지 약 4년 만이다.
당초 CJ제일제당은 잔여 지분에 대해 콜옵션과 풋옵션을 설정하고 2025년과 2028년 두 차례에 걸쳐 단계적 인수 구조를 계획했다. 특히 행사가격이 바타비아의 실적에 연동되는 구조였으나 CJ제일제당은 계획보다 시기를 앞당겨 한 번에 잔여 지분을 모두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이를 바타비아의 실적 악화와 연관지어 해석하고 있다. 바타비아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2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2023년 마이너스(-) 122억원, 2024년 -186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고 지난해에는 -616억원의 손실을 내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실적 연동형 계약 구조상 기업가치가 하락한 시점에 지분을 전량 매입해 전체 인수 비용을 절감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손실이 누적됨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기준 바타비아의 장부가액을 0원으로 인식했다. 2024년 말 1586억원이었던 가치가 불과 1년 만에 전액 상각된 것이다.
또 대규모 손상차손이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영업권 및 기타 무형자산 관련 1145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데 이어 바타비아와 생산 법인(BATAVIA BIOMANUFACTURING B.V.)의 현금창출단위 손상으로 인해 유형자산 1762억원, 사용권자산 704억원 등 총 3600억원이 넘는 자산 가치를 깎아냈다. 사실상 바타비아에서 당분간 유의미한 현금 흐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현재 바타비아는 케파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2023년 네덜란드 빌트호벤에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시설을 구축한 데 이어 오는 6월 라이덴에 추가 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다. 신규 시설이 가동되면 연간 최대 2억 바이알(Vial)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규모 생산 설비보다 수주 확보가 더 큰 과제라는 지적이다. 매년 손실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가동 중인 시설의 가동률이 낮다고 추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바이오 의약품 공장은 초기 가동 시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한 트랙 레코드 확보가 필수적이다. 또 생산수율을 점진적으로 올리는 램프업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라이덴 공장이 완공되더라도 실제 가동이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적잖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공장 완공은 시작일 뿐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파트너십을 얼마나 빨리 체결하느냐가 CJ제일제당 CDMO 사업 성패의 관건"이라며 "적자가 쌓이는 상황에서 수주 소식이 늦어질수록 모회사의 재무적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수익성 확보를 위한 모든 방안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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