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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요구'로 수위 높인 금융당국…매각 압박 커졌다
이솜이 기자
2026.03.12 08:00:18
경영개선계획 반려 후 적기시정조치 격상…자본확충 부담에 JKL 엑시트 전략 시험대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1일 15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미지=Nano banana pro)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금융위원회가 롯데손해보험에 대한 적기시정조치를 한 단계 상향하면서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기존 경영개선권고보다 한층 강도가 높은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내린 배경에는 자본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매각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정책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롯데손보를 상대로 경영개선요구 수준의 적기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롯데손보는 향후 2개월 내 ▲자산 처분 및 비용 감축 ▲조직 운영 개선 ▲자본금 증액 ▲매각계획 수립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을 마련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한다.


적기시정조치는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이나 경영실태가 금융당국 기준에 미달할 경우 단계적으로 시정 조치를 부과하는 제도다. 경영개선권고·경영개선요구·경영개선명령의 3단계로 나뉘며 단계가 높아질수록 경영 개입 강도가 커진다.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르면 경영개선요구 단계에서는 점포 폐쇄·통합 또는 신설 제한, 임원진 교체 요구, 보험업 일부 정지, 인력 및 조직 축소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한 단계 더 올라간 경영개선명령 단계에서는 최대 6개월 영업정지나 보험계약 이전, 임원 직무정지 등 고강도 제재가 뒤따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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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는 금융당국이 롯데손보가 사전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내려졌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롯데손보에 자산 처분과 비용 절감, 조직 운영 개선 방안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권고했지만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이를 반려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롯데손보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라는 신호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현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투자 회수(엑시트)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대규모 유상증자 등 추가 자본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자본 확충을 통한 건전성 개선이 쉽지 않다면 대주주 교체를 통한 지배구조 개편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MG손해보험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보다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MG손보는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매각 시도가 잇따라 무산되면서 부실이 누적됐고 결국 정리 수순을 밟게 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MG손보에 영업 일부 정지 조치를 내린 데 이어 같은 해 9월 가교보험사인 예별손보를 출범시키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초 롯데손보가 제시했던 유상증자 계획이 금융당국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대주주 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길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매각을 통한 구조 변화가 더 빠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 내부에서는 롯데손보가 MG손보와 유사한 경로를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현실화할 경우 금융당국 역시 감독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만큼 선제적인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의 자본건전성은 매각 작업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보험사의 지급여력제도(K-ICS)에서 핵심 자본으로 분류되는 기본자본 규모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손보의 기본자본은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첫해인 2023년 경과조치 적용 기준 5968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276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했고, 지난해 3분기 말에는 -2953억원까지 확대되며 자본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


수익성 역시 크게 흔들렸다. 롯데손보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2856억원에서 2024년 242억원으로 급감한 뒤 지난해 513억원으로 일부 회복했지만 여전히 과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2024년 금융당국이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 관련 계리 가정을 변경하면서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 조정이 이뤄졌고 이에 따라 CSM 상각이익이 감소한 점이 실적 변동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무엇보다 롯데손보는 JKL파트너스 체제 하에서 지난 몇 년간 인수 심사 기준 완화는 물론 보험료도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하는 등 CSM 확보에 사활을 걸어왔다"면서 "공격적인 영업의 후폭풍이 손해율 증가 등의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시점이 도래하면서 경영환경이 한층 복잡해진 양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JKL파트너스가 추진 중인 매각 작업도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JKL파트너스는 2024년 JP모건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롯데손보 매각에 나섰지만 희망 매각가가 2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면서 원매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법과 원칙에 따라 롯데손보의 경영개선계획 수립과 이행 상황을 면밀히 감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당사에 대한 경영개선요구는 당국의 사전예방적 차원 조치로 현재도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하고 있어 과거 타사 사례와는 다르다"며 "당사는 인수심사 기준 완화나 보험료 인하를 통한 공격적인 영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인수를 위해 2019년 빅튜라 유한회사를 설립하고 지분 77.04%(2억3908만2287주)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랐다. 사모펀드 체제에서 추진된 공격적인 영업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지만 최근 손해율 상승과 자본 부담이 겹치면서 경영환경이 한층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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