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롯데손해보험 대주주인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경영권 매각을 위해 금융당국 관료 출신 인사와 결별하는 선택을 감행했다. 최근 롯데손보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며 백기를 든 데 이어 갈등의 중심에 섰던 핵심 운용역까지 교체하면서 금융당국과의 관계 회복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원진 JKL파트너스 부대표는 최근 롯데손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JKL파트너스 경영진 측에도 퇴사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JKL파트너스는 최 부대표의 공석을 다른 운용역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전신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출신인 최 부대표는 2015년 공직을 떠나 JKL파트너스에 합류했다. 그는 롯데손보 인수를 주도한 키맨으로 최근까지 롯데손보 사후 관리와 매각 과정을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최 부대표의 사임을 두고 JKL 내부에서 금융당국과의 갈등에 책임을 묻는 사실상 경질성 인사로 보는 분위기다. 경영권 매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그간 롯데손보는 최 부대표를 필두로 매각에 불리한 조치에 대해 반발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왔다. 다만 이 같은 행보가 장기적으로는 향후 매각 과정이나 하우스 운영에 있어서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 아래 관계 회복의 물꼬를 트려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롯데손보는 2024년부터 금융감독원과 지급여력비율(K-ICS) 비율을 놓고 대립해 왔다. 다른 보험회사들이 금감원 측이 요구하는 '원칙모형'을 적용하는 것과 달리 유일하게 롯데손보만 법적 강제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근거로 '예외모형' 적용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롯데손보가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돌연 철회한 것 역시 금감원이 K-ICS 비율을 문제 삼았던 것이 이유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5월에는 재무 건전성을 이유로 반대한 후순위채 조기상환(콜옵션)을 강행하려다 철회하는 등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는 모습을 보였다.
갈등은 법적 대응으로 번졌다.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롯데손보에 자본 건전성이 취약하다며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인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내렸다. 이후 롯데손보는 법원에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경영개선권고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하며 불복했다. 같은 해 12월 말 적기시정조치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으로부터 기각 당하면서 본안 소송 절차에 임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3일 경영개선권고 처분 취소 소송을 취하했다.
그러나 당국과의 힘겨루기가 길어지면서 매각 표류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JKL파트너스 내부에서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는 JKL파트너스 4호 블라인드펀드의 대표 투자 포트폴리오로 전략적 투자자(SI)나 공동운용사(Co-GP) 없이 단독으로 인수한 사실상 첫 대형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딜이다. 해당 펀드 만기는 2028년으로 대규모 추가 증자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경영권 매각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적기시정조치 이력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본안 소송까지 이어질 경우 인수 후보자 입장에선 향후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과 건전성 규제 리스크를 모두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매각가가 낮아지는 요인이다.
더군다나 보험사 인수는 감독당국 승인과 이후 자본정책 운용에 대한 협의가 필수적인 만큼 당국과의 갈등이 이어지는 구조에선 원매자들이 적극적으로 들어오기 어렵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금융당국과의 관계 회복이 매각을 위한 실질적인 선제 조건으로 떠오른 만큼 JKL파트너스가 높은 몸값 대신 거래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쪽으로 대응 방향을 선회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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