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OK저축은행의 기업금융(IB) 조직 핵심 임원들이 최근 몇달새 연이어 자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본격적으로 현실화되는 가운데 업계에선 '성과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였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9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에서는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IB 사업을 총괄하던 핵심 임원들의 이탈이 발생했다.
김형진 이사대우(상임)는 유안타증권 출신으로 IB금융2부를 이끌어 왔으나, 내년 1월 말까지였던 임기를 5개월가량 남기고 재계약이 불발되며 8월 31일 회사를 떠났다. 앞서 7월 31일에는 김만수 전 IB 기업금융2본부장(이사대우)이 2027년 1월까지 임기가 남음에도 중도 퇴진해 OK에프앤아이대부(NPL 전문회사)로 이동했다.
표면적으로는 두 사임 모두 '일신상의 사유'로 처리됐지만, 임기를 상당 기간 남긴 조기 이탈이라는 점에서 업계는 "단순한 퇴진은 아니었다"고 입을 모은다. OK저축은행의 PF 사업에서 수천억원대 손실이 확정되며 책임론이 급부상했고, 이러한 분위기가 인사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OK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PF대출 신용공여액은 8772억원으로 연체액이 911억원(연체율 10.39%)에 달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신용공여액은 5952억원까지 줄었고, 연체액도 10억원(연체율 0.17%)으로 급감했다. 부실채권을 빠르게 털어내며 연체율을 관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손실 반영 규모는 상당하다는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련 임원의 조기 전보와 재계약 배제는 의미 있는 신호"라며 "리스크 경고가 이어져 왔던 상황에서 PF 사업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자연스럽게 인사 평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OK저축은행의 PF 확정 손실이 2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진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NPL 관련 업무 계열사로 이동하는 건 젊은 임원에게 선호되는 커리어는 아니다"라며 "일종의 페널티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OK저축은행 측은 해당 임원의 사임 배경에 대해 정확한 이유를 밝힐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OK금융 관계자는 "임원의 사임이나 이동은 일반적인 사안으로, 개인 사정 등 복합적인 배경이 작용하기 마련"이라며 "부동산PF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OK저축은행의 부동산 여신 확대와 그에 따른 부실이 그룹 오너의 철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일본 부동산 버블 붕괴기를 몸소 겪은 이후 국내 부동산 투자에 대해 극도로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를 유지해 왔다. 사옥을 직접 매입하지 않고 임차해 사용하는 것도 이러한 철학의 연장선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K저축은행이 부동산 익스포저 확대에 따라 건전성 충격을 받게 된 상황은 아이러니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7년 말만 해도 OK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 신용공여액은 3515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듬해 두 배 가까운 규모로 성장한 후 해를 거듭할수록 덩치를 불렸고, 2023년 OK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 신용공여액은 3조3850억원까지 늘어났다.
OK저축은행이 부동산 관련 여신을 크게 늘린 것은 수익성 때문이다. 브릿지론이나 담보대출 등 단기차입금 형태 대출을 살펴보면 7%에서 9%대의 이자율을 적용했다.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내어준 대출의 경우 건당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PF를 담당하는 책임 라인에 대한 추가적인 인사 조정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에서는 OK금융의 익스포저 관리 역량을 더욱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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