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한화솔루션이 고순도 크레졸 생산시설 투자를 철회했다. 지난해만 해도 전열을 가다듬어 투자 계획을 재정비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글로벌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 결정적 배경이다.
업황 부진 속에서 이미 2000억원 이상 투입된 사업에 추가로 자금을 투자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시운전 설비 및 토지의 활용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연구 인력에 대해서도 업무를 재편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고순도 크레졸 사업에 투입한 누적 투자액은 2230억원이다. 당초 1200억원 규모로 계획됐지만 개발 일정 조정과 설비 보완 비용 등이 발생하면서 투자 규모가 확대됐다.
한화솔루션의 기초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케미칼 부문은 고순도 크레졸 사업 투자로 글로벌 시장에서 3위권 진입을 목표로 했다. 크레졸은 비타민E 등 헬스케어 제품부터 플라스틱 첨가제, 합성향료, 농화학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는 화학소재다.
크레졸 시장이 매년 4% 수준의 성장이 전망되고 국내에서 연간 1만톤을 수입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3만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구축해 국내 수요는 물론 해외 수출까지 염두에 둔 계획이었다. 그러나 개발 과정이 길어지면서 투자 규모도 계획보다 커졌다. 2023년 여수 산업단지에 구축한 시운전용 설비를 시험 가동하는 과정에서 장비 손상 발생으로 추가 연구와 보완이 필요해졌다. 이로 인해 초기 1200억원으로 계획됐던 투자액은 2023년 1707억원, 올해 3분기 기준 1818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럼에도 한화솔루션의 사업 추진 의지는 확고했다. 연구개발과 설비 보완 작업을 거친 후 사업 재추진 방안을 밝히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성과 도출이 지연되는 동안 시장 환경이 빠르게 바뀌었다. 전 세계 크레졸 시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솔, 독일 랑세스, 일본 미쓰이화학이 생산능력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독점한 가운데 중국, 인도의 공격적인 증설로 공급과잉이 심화했고 가격도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사업성이 약화하며 장기적 수익성 확보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실적 부진도 부담 요소로 작용했다. 케미칼 부문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 9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3년 4분기부터 8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장기적인 영업손실 상황에서 추가 자금을 투입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결국 한화솔루션은 시장 구조 변화와 수익성 저하를 고려해 크레졸 투자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솔루션은 투자 철회 결정 이후 후속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우선 그동안 구축한 설비는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에서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관련 연구 인력의 업무 전환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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