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익스프레스 오너 2세인 이석환 부회장이 1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 부회장이 한익스프레스 경영에서 잠시 떠나있는 동안 회사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고 경영 투명성 역시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가 역시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한익스프레스의 현황과 지배구조, 과제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익스프레스 오너일가는 회사 주가가 장기간 저평가 구간에 빠져 있는 동안 지속적으로 지분을 모았다. 눈여겨 볼 점은 실질적 경영승계를 이룬 이석훈 부회장은 물론 이 부회장의 아내와 두 자녀까지 동반 매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경우 지배력 확보 차원의 주식 매입으로 보이지만 두 자녀의 경우 선제적인 증여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 이 부회장 지분율 40% 육박 '지배력 공고'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익스프레스 오너일가 총 지분율은 이달 20일 기준 48.28%다. 세부적으로 오너 2세인 이 부회장이 39.33%를 들고 있으며, ▲오너가 소유 법인 동일석유 5.77% ▲이 부회장 부인인 김소연 위로지스 대표 1.83% ▲2014년생(만 11세)인 장녀 0.29% ▲2015년생(만 10세)인 차녀 0.28% ▲최웅경 전무 0.78% 순이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오너일가는 꾸준히 주식을 매수 중이다. 예컨대 이 부회장은 지난달 3일 5000주를 장내매수했는데, 종가(3285원) 기준 1643만원이다. 지난해 10월28일에는 3만131주를 총 10억5910만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경우 오너 2세이자 실질적인 경영권자인 만큼 지배력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이점은 이 부회장 부인인 김 대표와 두 딸의 주식 매입이다. 이 부회장이 절대적인 지분율을 확보한 터라 오너일가의 우호지분 도움이 필요하지 않는 데다, 한익스프레스가 알짜 배당 회사도 아니기 때문이다. 통상 오너일가가 30%가 넘는 지분율을 확보하면 안정적인 지배력을 구축한 것으로 분류된다.
한익스프레스는 명문화된 배당 정책이 부재할 뿐 아니라 배당 지급도 들쑥날쑥하다. 이 회사는 배당과 관련해 "상법상 배당 가능이익과 주식의 시장가치 및 동종 업체의 배당규모, 현금흐름(캐시플로우) 상황, 경영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략적으로 결정한다"고만 밝히고 있다.
한익스프레스는 지난해 결산 실적에 대한 현금배당으로 100원을 지급했지만, 2023년에는 순손실에 따라 무배당했다. 2022년에는 주당 130원을 지급한 반면, 2021년과 2020년에는 배당금이 0원이었다.
◆ '신저가' 찍은 2016년 첫 매수, 분할·수증으로 주식수 대폭 증가
이 부회장 부인과 두 딸이 처음 한익스프레스 주식을 취득한 것은 2016년부터다. 한익스프레의 주가가 급락하며 신저가를 기록한 시기이다.
먼저 이 부회장 두 딸은 각각 만 2세와 1세이던 2016년 10월7일 장내매수로 주식을 취득했다. 당시 종가 8만3400원을 대입하면 장녀 6155만원, 차녀 4629만원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이보다 한 달여 뒤인 11월11일 1751주를 약 1억3800만원에 취득했다.
한익스프레스는 2018년 4월 5000원인 주당 가격을 500원으로 나눴고, 총 유통주식수는 120만주에서 1200만주로 불어났다. 이후 이 부회장 자녀들의 매입 주식수가 1000주 단위로 뛰게 된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아내와 두 딸의 지분율이 큰 폭 확대된 시점은 김영혜 전 회장이 보유 주식을 증여한 2022년이다. 김 전 회장이 아들 부부와 손녀들에게 기 보유 주식 전량을 증여하고 은퇴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221만2810주를, 부인은 14만5590주를 받았다. 두 손녀는 각각 2만800주씩 물려받았다.
김 대표와 두 딸은 이후에도 장내에서 유통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한익스프레스의 실적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배당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수익을 목적으로 한 매입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한익스프레스 주가가 바닥을 향해 내려가고 있는 만큼 주식 매입을 위한 자금 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 전 회장이 증여 당시 5000원대 후반이던 이 회사 주가는 현재 3000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한익스프레스 주식에 담보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급전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배우자 10년간 6억 비과세, 자녀는 2000만원…선제적 비용 절감 차원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익스프레스 오너일가가 주식을 매수하는 주된 이유가 당장 가외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추후 지출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시각이다. 현행 상법에 따라 배우자에게는 10년 동안 6억원의 자산 증여에 대한 비과세가 적용되며, 미성년 자녀는 10년간 2000만원의 비과세 증여가 가능하다.
이 부회장 아내인 김 대표가 이끄는 위로지스가 한계기업이라는 점은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 요소다. 위로지스는 지난해 말 기준 직원수가 0명이며, 김 대표 단일 주주로 구성돼 있다. 매출이 0원인 상황에 이 기간 직원 급여와 복리후생비 등으로 지출된 비용도 전혀 없다. 이 부회장이 현금을 증여하고, 해당 현금으로 한익스프레스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유추된다.
두 딸의 경우 비과세 규모(2000만원)를 훌쩍 뛰어넘었지만, 저가매수 효과와 일부 절세 효과를 본 것으로 예상된다. 아내인 김 대표 역시 배우자 증여 가능 액수를 감안하면 상당한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한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오너가의 주식 매입 배경와 현황 등은 파악할 수 없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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