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블록체인 메인넷 프로젝트 엑스플라(XPLA)가 장기간의 유통 계획으로 공급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이용자 수 증가세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높은 최대발행량 탓에 엑스플라가 가격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코인 소각, 락업 등 유통량 속도 조절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엑스플라는 1일 오후 11시 기준 58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최고점인 2023년 3월16일 1940.74원 대비 90%가 넘게 하락한 수치다. 엑스플라는 장기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꾸준히 우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 하락세는 2022년부터 이어진 블록체인 사업 부진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엑스플라 사업을 운영하는 컴투스홀딩스 싱가포르 법인은 2022년부터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엑스플라재단 측은 "장기적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정비 단계"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엑스플라 최대발행량은 20억개다. 프로젝트는 유통 계획을 2030년까지로 설정했으며 장기간의 단계적 공급 전략을 택했다. 언락된 코인 일부를 오랜 기간 동안 조금씩 공급해 유통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코인 시세를 안정화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뜻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엑스플라 유통량은 지난 3월 기준 약 7억5955만개다. 이는 총 발행량 19억9993만개의 약 37% 수준으로 지난해 3월에 비해 약 2억6413만개(53%)가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엑스플라 지갑수는 지난해 1분기 73만5000개에서 올해 1분기 91만7000개로 25% 증가하는데 그쳤다. 코인유통량은 53% 늘어난 반면 이용자 수를 의미하는 지갑수는 25% 증가에 그친 것이다.
더구나 실사용 지갑수와 누적 지갑수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엑스플라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기준 총 지갑 수가 79만7655개였다. 이는 단순 지갑 수가 아닌 '엑스플라 거래가 한 번이라도 발생한 실사용 지갑 수'를 뜻한다. 올해 1분기 누적 지갑수 91만7000개에 한참을 못 미치는 수치다.

스테이킹 참여 비율도 감소하고 있다. 2024년 7월 16.38%이던 스테이킹 비율은 현재 14.1%로 감소했다. 연 기대수익률을 뜻하는 스테이킹 APR이 11.83%로 높은 수준임에도 참여율은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향후 시장에 풀릴 언락 물량이 현재 유통량보다 넘어선다는 것이다. 엑스플라의 언락 물량이 약 11억9232만개로 현재 유통수량보다 많다. 이는 총 발행량의 약 6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용자 증가 폭이 코인 추가 유통 증가폭을 따라오지 못하는데 엑스플라는 2030년 12월까지 매달 약 826만개씩 추가 유통이 예정돼 있다. 프로젝트가 이용자를 충분히 유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약 11억9232만개의 엑스플라가 시장에 풀릴 경우 코인이 초과공급 될 우려가 있다.
소각 물량도 제한적이다. 빗썸에 게재된 엑스플라의 가상자산 설명서를 보면 지난 1년 간 소각한 코인은 약 7만개다. 엑스플라보다 유통량과 최대발행량은 적고 보유자는 더 많은 위믹스가 같은 기간 약 4억3409만개의 코인을 소각한 것과 비교가 된다.

업계에서는 엑스플라가 글로벌 메인넷으로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코인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요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블록체인 메인넷이 해외 시장 등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선 코인 가격을 일정 정도 유지해야 이용자를 유치하고 신뢰를 확보해 투자자 보호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엑스플라재단 관계자는 "단순 수치와는 다르게 실제 유통량은 제한적으로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여타 일부 코인과 달리 추가 발행이 되지 않는 디플레이션 구조로 설계돼 있다. 엑스플라는 다양한 영역에서 실사용을 기반으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생태계 확대에 따라 토큰 수요 역시 자연스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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