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XPLA)'가 외형 성장에 집중하고 있으나 정작 수익성 확보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사용자 친화적인 플랫폼 운영으로 신뢰도는 확보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아 모회사 컴투스홀딩스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컴투스홀딩스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천명한 만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수익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엑스플라는 올해 1분기 ▲매드월드 PvP ▲메타매치 미니 ▲붕어빵 타이쿤 ▲퍼즐 스카이갈레온 등 다양한 디앱(DApp) 게임을 온보딩을 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게임이 아닌 디앱으로 올해 1월 리워드 앱 '마이비(MyB)'가 추가되기도 했다. 마이비는 퀴즈, 선물 등 참여해 포인트를 적립하고 이를 엑스플라, 모바일 쿠폰 등으로 교환하는 블록체인 앱테크 서비스다. 엑스플라 네트워크 내 다양한 협력사와 함께 서비스 연동, 콘텐츠 확대 등 블록체인 연계 사업을 확장하고 성장시킬 수 있게 됐다.
엑스플라 생태계 확대는 컴투스홀딩스의 글로벌 시장 전략과 연결돼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P2E 게임에 대한 제약이 있다. 반면 중국·인도·북미 등 해외 시장은 인구가 많고 국내에서 제한되는 P2E를 비롯해 NFT 등 블록체인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성장 가능성이 높다. 블록체인 게임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이규창 컴투스 글로벌 BD 대표는 지난 2월 엑스플라 재단이 개최한 '홍콩 컨센서스 2025' 행사에서 "타 산업들은 국내 시장 검증 후 글로벌로 확장하는 방식이 가능하나 블록체인 기업들은 처음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컴투스홀딩스는 실제 빠른 속도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신작 MMORPG '제노니아'를 대만·홍콩·마카오에 출시했다. 지난해 5월엔 일본 블록체인 프로젝트 '오아시스(Oasys)'와 '엑스플라 버스(XPLA Verse)'를 구축하고 현지 시장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문제는 빠른 디앱 온보딩과 플랫폼 강화에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엑스플라 사업을 운영하는 컴투스 싱가포르 법인 'Com2uS Southeast Asia Pte. Ltd.'은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해당 법인은 컴투스홀딩스가 50.01%, 컴투스가 49.99% 지분을 가지고 있다. 엑스플라를 발행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컴투스그룹 계열사다. 매년 엑스플라 메인넷으로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 장담했지만 올해 1분기도 결과는 적자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om2uS Southeast Asia Pte. Ltd.는 2022년은 56억5372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23년 영업손실 92억2089만원, 2024년 영업손실 152억593만원 등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30억4281만원으로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모회사인 컴투스홀딩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컴투스홀딩스 1분기 영업손실은 32억원이었다. 지주, 투자 사업은 영업이익 22억원을 올렸지만 '게임 및 블록체인' 부문에서만 54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게임 및 블록체인 부분의 영업손실 절반 이상이 Com2uS Southeast Asia Pte. Ltd.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저조한 실적은 블록체인 기반 사업의 과도기적인 회계 인식 방식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기여나 성장 지표를 회계적으로 측정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실적 수치만으로 프로젝트의 성과를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회계적인 측면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엑스프라 프로젝트에 아직까지 컴투스 그룹 최고 히트작 '서머너즈 워 : 천공의 아레나'가 합류하지 않은 것을 문제점으로 꼽는다. 출시 11주년을 맞은 천공의 아레나는 지난해 누적 매출 30억달러(4조1046억원)를 달성할 정도의 폭발력 강한 IP다. 하지만 아직까지 엑스플라메인넷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일각에선 엑스플라의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사업 구조를 원인으로 보기도 한다. 사용자 친화적인 생태계 운영이 오히려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엑스플라 네트워크 내 일부 게임들은 교환 가능한 코인 수가 제한돼 있다. 코인 시세 급격한 변동 등 어뷰징을 막기 위한 조치다. P2E를 즐기는 이용자들은 이러한 엑스플라 교환 한도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
현금을 이용한 재화 구매 시 제한은 없으나 이를 다시 현금화하는 과정에선 한도가 있다 보니 현금 투입이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유저를 끌어모으고 신뢰를 쌓는 덴 도움이 됐으나 수익엔 직결되지 않았다. 실적 부진, 코인 시세 부진으로 이용자가 메인넷을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엑스플라 네트워크는 국내 비슷한 사업 모델인 카이아, 위믹스 등 메인넷과 비교해 규모와 글로벌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이아는 카카오, 라인 등 아시아 최대 메신저 등을 내세워 빠르게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위믹스는 동시 접속사 수 20만명을 기록하는 '미르4'를 보유하고 있다. 온보딩 게임 수가 적고 자체 유명 IP가 아직 플랫폼에 반영되지 못한 엑스플라는 메인넷을 더 키우고 글로벌 점유율을 점차 늘려갈 수밖에 없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엑스플라 유동성 지표인 'Vol/Mkt Cap'는 지난 26일 기준 29.26%를 기록하기도 했다. Vol/Mkt Cap은 거래량 대비 시가총액 비율로 주로 24시간 동안의 거래량을 해당 코인의 시가총액으로 나누어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다. 일시적이지만 24시간 동안 시가 총액의 30%에 가까운 코인이 거래된다는 것으로 상당히 높은 유동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컴투스홀딩스가 본격적으로 수익 기반 사업 구조를 제대로 갖춘다면 코인 시세 상승과 함께 블록체인 부문 영업손실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컴투스홀딩스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하다 보니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토큰, NFT 등 현금화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매출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정비 단계"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