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솔루스첨단소재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력 사업인 전지박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 회사는 앞서 룩셈부르크 소재 동박 자회사 서킷포일룩셈부르크(CFL) 매각을 추진 중인데, OLED 사업부까지 정리할 경우 투자 여력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솔루스첨단소재 내부적으로 OLED 소재 사업부를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CFL만 내놓은 동박 사업부와 달리 OLED 사업부는 전체 매각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지난해 첨단소재 사업부문에 있던 OLED 사업부를 분리해 별도 조직으로 신설한 바 있다. 최근 사업보고서에서도 OLED 관련 매출이 지난해부터 따로 기재되기 시작한 점으로 미뤄볼 때, 매각을 염두에 두고 사업 가치를 명확히 하기 위한 사전 정비로 해석된다.
이는 전사 차원의 사업 재편 전략과 맞물린 행보로 보인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사업부문은 전지박, 동박, OLED로 나뉜다. 이 중 전지박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5709억원)의 43.51%(2484억원)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 침체 속에서도 판매 물량이 전년 대비 60% 넘게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동박은 34.38%(1963억원), OLED는 20.53%(1172억원)의 비중을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두드러진 전지박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OLED 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고객사들의 투자 지연과 함께 경쟁 심화로 기존 시장에서 입지가 약화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솔루스첨단소재의 OLED 소재 고객사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중국 BOE, 비전옥스 등이다.
앞선 관계자는 "OLED 소재 시장 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에 중소형 OLED용 소재인 정공방어층(aETL)을 단독으로 공급해왔지만, M13과 M14부터는 LG화학에 자리를 뺏겼다"며 "aETL은 특허가 걸려있는 소재였는데, 최근 관련 특허가 잇따라 풀리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오히려 최근 자사 OLED 소재가 노트북, 태블릿 등 IT 기기 적용을 앞두면서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몸값 올리기에 나섰다. 전자수송층(ELT)과 정공방어층(HBL) 신규 소재는 고객사 승인을 마치고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비발광소재인 필러를 외주 대신 자체 생산으로 전환하는 등 신기술 개발과 제품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솔루스첨단소재가 앞서 매각을 추진 중인 CFL은 아직 인수자를 물색하는 단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가는 4000억원대로 거론된다. 이 회사의 동박 사업은 CFL과 헝가리 공장이 양분해왔으며, 그 중에서도 CFL은 AI 가속기용 동박 등 선행 기술 개발을 주도해왔다. CFL을 매각하게 되면 AI 관련 동박 사업은 사실상 접는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CFL은 일반 동박도 생산하지만 AI 동박을 중점적으로 제조하는 거점"이라며 "이를 매각한다는 건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솔루스첨단소재는 그간 엔비디아에 HLVP 동박을 공급해왔지만, 최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국내 업체들이 잇따라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AI 동박 시장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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