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주당배당금(DPS) 확대 기조를 이어온 현대오토에버의 주주친화적 배당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CAPEX(시설투자) 증대로 인해 기업의 배당여력이 되는 FCF(잉여현금흐름)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의 올해 주당배당금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1577원이다. 이러한 예측대로라면 현대오토에버는 3년 연속 배당금 확대 기조를 이어가게 된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2019년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이후 주당 ▲2019년 710원 ▲2020년 750원 ▲2021년 700원 ▲2022년 1140원 ▲2023년 143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현대오토에버의 주당배당금이 1000원대로 올라선 배경은 계열사 흡수합병을 통한 외형 성장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의 SI(시스템통합) 사업을 담당 해온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2021년 내비게이션을 개발하는 '현대엠엔소프트'와 차량용 전자장비 업체인 '현대오트론'을 품으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로의 본격적인 전환을 앞두고 현대오토에버를 주축으로 SW 역량을 한 데 모았다. 이에 힘입어 1조500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던 현대오토에버의 매출 규모도 ▲2021년 2조704억원 ▲2022년 2조7545억원 ▲2023년 3조650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활동 반경이 넓어지면서 현대오토에버의 현금흐름에도 물꼬가 트였다. 합병 전까지만 해도 1000억원 남짓했던 현대오토에버의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2021년 이후 2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오토에버가 증권가 예상대로 올해 주당 1577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오토에버의 FCF에서 87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게 되면서다. 비록 FCF와 더불어 배당여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는 잉여금이 8269억원 쌓여 있지만, 배당정책이 보수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FCF는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CAPEX를 뺀 값인 만큼 FCF 적자 전환은 유·무형자산 증대로 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오토에버의 올해 상반기 CAPEX는 5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6% 증가했다. CAPEX 내역을 살펴보면 유형자산 취득에 266억원을, 무형자산 취득에 241억원을 투입했다.
유형자산 처분으로 인한 현금유입은 1억원이 발생했고, 무형자산 처분이익은 발생하지 않았다. 현대오토에버는 SW 기업인 터라 영업권 외에도 소프트웨어, 개발비 등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편이다. 현대오토에버의 주요 무형자산을 보면 ▲HMG DaaS 구축 프로젝트 ▲현대차 ADAS 표준 S/W 플랫폼 ▲엠엔소프트 데이터베이스 등이 포함된다.
업계는 현대오토에버가 FCF 적자 전환이 일시적 현상인 지 여부와 함께 회사의 캐시플로우가 원활한 흐름을 회복할 지 주목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상반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계절적 요인으로 하반기에 현금 흐름이 늘어나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배당금에 관한 내용은 공시 사항인 만큼 현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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