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사모펀드는 금융사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플레이어다. 금융사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일은 여러 면에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배당 등을 통해 안정적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고 포트폴리오 내 다른 업종과 시너지도 추구할 수 있다.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을 인수해 대규모 차익을 실현한 성공 사례 역시 사모펀드가 금융사에 끊임없이 눈길을 보내는 이유다. 물론 MG손해보험을 인수한 뒤 실적 개선에 실패한 JC파트너스 등의 사례도 있지만 금융사 인수합병을 향한 사모펀드의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모펀드들은 잠재적 매물로 꼽히는 동양생명, ABL생명, KDB생명, AIA생명, 메트라이프생명, A캐피탈 등의 인수합병 거래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사를 인수한 사모펀드가 고전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금융사 인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현재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롯데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의 예비입찰에 블랙록, 데일리파트너스, JC플라워 등 국내외 사모펀드가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ABL생명과 KDB생명 등 예비입찰에도 JC플라워,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쿼티(PE), 노틱인베스트먼트, 캑터스PE 등 사모펀드가 참여했다.
사모펀드는 통상 금융사를 포함한 기업을 인수한 뒤 가치를 끌어올려 되파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한다. 여기다 다른 기업과 달리 금융사는 '돈'을 다루는 만큼 다양한 업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기본적으로 금융사의 경우 다른 회사에 금융 지원이 가능하다. 여기다 보험사는 포트폴리오 내 다른 회사 직원들의 퇴직연금 등을 운용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추구할 수 있고, 카드사는 다른 회사와 제휴를 맺어 고객 유치에서 협력할 수 있다.
사모펀드도 결국 금융사인 만큼 이 분야 친숙도나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보험사 등에서 특히 중요한 투자 사업은 사모펀드에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보험사 등은 다시 매물로 내놨을 때 금융지주에서 탐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사모펀드가 고려하는 요인일 수 있다. 국내 금융지주들은 비은행 강화에 앞다퉈 목을 매면서 보험사 등 금융사 인수합병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고 있다.
특히 보험 계열사가 아예 없는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마지막에 인수를 포기했지만 하나금융지주도 보험부문 강화를 위해 지난해 KDB생명 인수전에 참여해 실사까지 진행했다.
가슴 아픈 과거이긴 하지만 해외 사모펀드가 국내 금융사를 인수해 대규모 차익을 실현한 사례나 MBK파트너스 등 국내 사모펀드가 금융사 인수로 성공적 투자 사례를 남긴 점 등도 사모펀드가 금융사 인수에 나서는데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크다.
2020년 한미은행 지분을 인수한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은 3년 뒤 이를 씨티그룹에 매각해 6000억원 넘는 차익을 남겼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2012년 외환은행 매각으로 무려 4조7000억원에 이르는 차익을 챙겼다.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인수는 국내 사모펀드의 대표적 금융사 투자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13년에 ING생명 지분 100%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회사 이름을 오렌지라이프로 바꾸고 재무 체력을 개선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후 2017년 5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면서 지분 40%가량을 매각하고 2018년 신한금융지주에 남은 지분을 매각해 모두 2조원 넘는 차익을 실현했다.
물론 사모펀드의 금융사 인수가 모두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MG손해보험의 경우 대주주는 사모펀드지만 금융당국이 매각을 주도하고 있다. MG손해보험은 2020년 JC파트너스에 인수된 뒤에도 경영 정상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2022년 다시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됐기 때문이다.
JC파트너스는 금융당국 주도의 MG손해보험 매각을 막기 위해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먼저 금융위원회가 2022년 MG손해보험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자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또 앞서 3월 예금보험공사가 MG손해보험의 세 번째 매각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지자 부실금융기관지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법원에 신청했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마다 다르지만 금융업 출신으로 경영진을 꾸리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런 경우 금융사 경영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큰데 이런 점도 금융사 인수를 고려하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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