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대체투자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딜스탁론-딜사이트씽크풀스탁론
능력 아닌 능력주의 따르는 정부
한은비 기자
2024.07.04 09:34:13
VC 양극화 현상 심화…중소형사 특화 분야 정책 자금 확대 필요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3일 08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딜사이트)

[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능력주의를 맹신하는 사회에서 승자는 성공을 노력의 산물로만 여기고 패자는 실패를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가 지난 4월 김선욱 숭실대 철학과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승자의 성공은 노력뿐 아니라 여러 도움과 행운이 함께한 결과"라고 말한다. 대형 벤처캐피탈(VC)사와 중·소형 VC사 간의 양극화 문제가 업계 내 화두로 떠오른 요즘 그의 말을 종종 곱씹곤 한다.


최근 벤처투자시장에서의 빈익빈(貧益貧) 부익부(富益富) 현상에 따른 불똥은 공공이 아닌 민간으로 튄 모양새다. 1990년 설립한 KB인베스트먼트부터 시작해 올해 출범한 IBK벤처투자까지 주요 금융그룹들이 본사 계열의 VC들을 구축하자 몇몇 독립계 VC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민간 유한책임투자자(LP) 주축에 속하는 은행들이 출자금을 자사 계열사로만 배정하면 본인들의 몫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은행의 벤처투자는 사회적 기여일 뿐 의무는 아니다. 시중은행은 '국민'의 세금이 아닌 '고객'의 돈을 굴린다. 금융기관이 정부 정책의 수혜를 받았다고 해서 공동선을 수익성보다 우선할 수 없는 이유다. 위험가중치 400%에 달하는 펀드 출자액을 줄일수록 안정적인 자산운용 구현이 쉬운 만큼 금융지주사들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 출자사업을 축소할 수 있다. LP 풀(Pool)의 감축 원인을 은행 계열 VC들에게로만 돌리기엔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

관련기사 more
은행계열 VC의 내부통제 딜레마 하나벤처스, 민간모펀드 출자 '엇갈린 반응' 하나벤처스, AUM 1조 돌파 IBK벤처투자, 주니어 심사역들 대거 지원...왜

금융그룹을 향한 독립계 VC들의 볼멘소리는 정부가 감당할 일이다. 그들의 푸념은 대형사들에 밀려 펀드 결성기회를 놓쳐온 중소형 VC들의 위기의식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방증일 수 있다. 정책 출자기관들은 루키리그 분야(설립한 지 5년 미만, 자산운용규모 1000억원 미만 VC 전용 트랙)를 마련해 중소형 VC들에게도 위탁운용사(GP) 자리를 확보해주고 있다. 하지만 VC사가 수백개에 달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또한 크기와 업력 등을 고려했을 때 중소형 VC들은 비교적 적은 돈이 들어가는 초기기업 투자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창업초기나 청년창업 분야 GP 자리마저도 다년간의 펀드 운용 경험과 상대적으로 규모 있는 운용자산(AUM)을 내세운 대형사들에게 더 유리한 실정이다.


대형 VC들은 좋은 벤처기업들을 많이 발굴해온 회사가 정책 출자사업에서 최종 GP 역할을 따내는 구조가 당연한 이치라고 주장한다. 정부 입장에서도 정량 평가에 앞선 대형 하우스들에 예산을 투입하는 편이 마음 놓일 수밖에 없다. 감사원의 감사가 엄격해 '손실'에 민감한 정권일수록 더욱 그렇다. 불균형한 출발선은 뒤로 한 채 공정한 절차만 따지는 능력주의 사회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마이클 샌델은 말한다. 능력은 중요하지만 능력주의는 위험하다고. 벤처투자시장에서 중소형 VC들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이들은 규모가 작은 대신 각 구성원의 전문성을 살려 벤처투자시장에 새로운 시각과 방향성을 제공한다. 에너지, 반도체, 바이오 등 전문 지식을 앞세워 장기 투자를 집행해야 하는 분야에서 중소형 운용사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는 창업 생태계의 최전선을 책임지며 초기기업의 자금 조달난을 해소하는 중소형 VC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이클 샌델 교수는 "정치인은 시민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말을 공감하고 경청해야 한다"고 전한다. 작은 VC들의 곡소리가 애꿎은 민간으로 향한 현상을 두고 정부는 그간 그들의 말을 충분히 귀담아 들었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정부는 능력주의의 환상에서 깨어나 VC들과 '상생'을 논할 때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kb금융지주3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국민은행_퇴직연금
Infographic News
DCM 대표주관 순위 추이 (월 누적)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