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게임사가 내부적인 R&D(연구개발)을 통해 인공지능(AI)을 게임에 도입할 경우 생산성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강신진 홍익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28일 딜사이트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인공지능이 바꾸는 게임생태계'를 주제로 진행한 '2023 게임 포럼'에 참석해 이와 같이 밝혔다. 강 교수는 이날 'AI가 변화시킬 게임 개발 및 이용자 문화'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강 교수는 인공지능이 결합될 수 있는 게임 분야를 개발자가 이용하는 생성형 AI와 플레이어가 이용하는 생성형 AI로 나눠 설명했다. 생성형 AI는 AI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텍스트나 이미지, 비디오 등 새로운 인공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특히 기존 콘텐츠와의 비교학습을 통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고 학습 과정을 통해 더욱 정교해지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개발자 관점에서 생성형 AI는 ▲MMORPG ▲수집형 서브컬처 게임 ▲각종 대전형 게임 등에 각기 다른 방향으로 결합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왔다. 이용자 관점에서 생성형 AI는 ▲각종 인디게임과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메타버스 게임과 결합돼 새로운 게임 문화를 만들 것으로 예상했다. 

각 분야에 따라 영향의 정도나 속도는 다르겠지만 게임에 AI를 도입했을 시 여러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캐릭터 생성과 게임 출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게임 회사가 직접 AI기술을 연구 및 개발할 것인지, 외부 업체를 통해 개발을 맡길지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강 교수는 "회사가 직접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 및 도입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선택의 영역"이라면서도 "게임 아트와 디자인, 프로그래밍 등에서 속도를 내고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AI를 회사가 내제화 하는 것이 좋지만,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 의사결정에 허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의 신기술 도입 진행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투자 회수에 대한 관대함 ▲미들웨어 생태계의 활성화 수준 ▲개발자 동기부여 수준 등이다. 강 교수는 "게임 개발에서 R&D투자는 여전히 위험요소다. 수익창출 유인이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유보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개발자에게도 기술적 호기심에 의한 자발적 참여가 아닌, 실질적 보상 체계 확립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도입으로 특정 장르 게임들은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현재 게임시장은 세대별, 그룹별로 선호하는 장르가 다르다. 예를 들어 10대는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 등 메타버스 게임을, 30대부터 50대는 MMORPG를 선호한다. 이 중에서 AI 적용 시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메타버스다.

메타버스형 게임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창작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강 교수의 분석이다. 강 교수는 "현재 초중생들은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등 창작형 메타버스 게임에 익숙하다. 창작형 콘텐츠에 대한 참여 권유와 이를 통한 수익화도 기대된다. 만약 AI를 활용한 창작툴이 내제화될 경우 플레이어를 빠르게 확보하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후발주자들은 시장 진입이 쉽지 않고 경쟁력을 갖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