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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문제 67만개로 年100억 번 스타트업
최양해 기자
2022.10.06 15:10:24
권기성 프리윌린 대표 "IT 접목해 평등한 교육 기회 제공할 것"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08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수학 문제 67만여개로 연매출 100억원을 올린 회사가 있다.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매년 손익분기점도 넘기고 있다. 직전 투자에선 유니콘 족집게로 불리는 알토스벤처스와 DSC인베스트먼트의 선택을 받았다. 올해 창업 6년차를 맞은 '프리윌린' 얘기다.

프리윌린은 2017년 문을 연 에듀테크(교육기술) 스타트업이다. 수학 선생님들은 위한 문제은행 솔루션 '매쓰플랫'과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수학 교육 애플리케이션(앱) '풀리'를 운영한다. 학구열이 높기로 유명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권기성 프리윌린 대표(사진)는 5일 팍스넷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정보기술(IT)을 활용해 학생 개별화 교육과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창업을 결심했다"며 "단기적으론 우선 5년 내 수학 문제은행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수학을 사랑한 경영학도, 창업 뛰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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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윌린 창업자인 권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온 수재다. 그는 대학 졸업 후 탈북청소년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일로 사회에 발을 내디뎠다. 얼마 뒤에는 아프리카로 건너갔다. 비정부기구(NGO) 소속으로 케냐 선생님들을 돕는 일을 하며 견문을 넓혔다.


권 대표는 당시 케냐에서의 경험이 창업을 꿈꾸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NGO에서 했던 일이 뜻 깊고 좋은 일이었지만 영향력이 너무 작았다"며 "한 분야에서 1등을 하는 회사는 그 분야의 문화를 바꿀 힘이 있다고 생각해 에듀테크 창업을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창업을 결심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수학 학원을 차리는 것이었다. 밑천으로 쓸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낮에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돈을 벌고, 밤에는 프로그래밍과 사업 구상에 힘 쏟았다. 그렇게 5년. 29살이 된 권 대표는 마침내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한다. 사명은 '자유롭게 자전거를 타다'라는 뜻의 프리윌린으로 결정했다.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염원을 담았다.


초기 운영자금은 액셀러레이터인 프라이머로부터 조달했다. 동시에 3년간 준비한 10만개의 수학 문제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매쓰플랫' 서비스를 내놨다. 반응은 뜨거웠다. 서비스를 찾는 고객(학원)이 꾸준히 늘었고, 이용자인 수학 강사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권 대표는 "창업 전 수학 강사로 직접 일해 본 경험이 유저 친화적인 앱 개발에 큰 도움이 됐다"며 "학원과 직접 B2B(기업간거래) 계약을 맺다 보니 고객 이탈율 관리나 마케팅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자평했다.



◆ 시장점유율 1위, 연 100억 버는 회사로


자체 제작한 수학 문제 10만개로 시작한 매쓰플랫은 현재 수학 문제 67만개를 보유한 업계 1위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압도적인 문제 보유량과 이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으로 차별화를 꾀한 것이 주효했다. 학생이 틀린 문제와 유사한 문제를 제공해 학습 성취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은 방대한 양의 수학 문제 DB를 확보했기에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습소를 포함한 국내 수학 학원 개수는 4만5000곳으로 추정된다. 프리윌린은 이 가운데 4500개의 학원을 고객사로 끌어들였다. 시장점유율로 치면 10% 수준이지만, 동종 업계에선 가장 많은 학원을 고객으로 확보했다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권 대표는 "교육에 IT를 접목하는 시도는 예전부터 많았지만 효율보단 효과를 중시하는 교육업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았다"며 "프리윌린도 수학 문제은행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곤 있지만, 여전히 잠재고객이 90% 가량 남은 만큼 추가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프리윌린은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도 달성했다. 신규 고객 유입을 꾸준히 확대한 데다 서비스 이탈율을 현저히 낮게 유지한 덕분이다.


권 대표는 "한 고객이 매쓰플랫 서비스에 가입하면 평균 57개월을 사용하고, 월별 이탈율은 1.8% 수준에 불과하다"며 "국내 학원 폐업률이 이와 비슷한 1.8% 정도임을 감안하면 학원을 운영하는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쓰게 되는 서비스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 공교육 시장·타 과목까지 보폭 확대


프리윌린은 이 같은 잠재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2월 기관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총 50억원 규모로 진행한 시리즈A 라운드에 알토스와 DSC인베스트가 참여했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족집게로 불리는 두 운용사가 투자를 단행하며 관심을 받았다.


지난달부터는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펀딩(자금 모집)에도 나섰다.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지 1년 반 만이다. 기존 투자사인 알토스는 이번 라운드 후행투자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프리윌린은 조달하는 자금을 인재 영입과 서비스 고도화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3년 내 30%, 5년 내 50%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교육 시장 진출'과 '타 과목 확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권 대표는 "서울시가 올해부터 3년에 걸쳐 모든 중·고등학생에게 태블릿 PC를 보급하는 것처럼 공교육 영역에서 에듀테크 솔루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사교육뿐만 아니라 공교육 시장에서도 선도적인 입지를 다져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향후에는 영어나 다른 과목으로 영역을 확장하거나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IT를 이용한 개별화 교육, 평등한 교육 기회 제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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