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포스코가 최근 환경과 안전분야에 수 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강화된 환경규제 대응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불가피한 투자로 인식된다. 특히 ESG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이 기업들의 화두로 부상한 부분도 투자 확대를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환경과 안전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자칫 본업인 철강이나 신(新)사업 발굴 등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가진 1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올해부터 향후 3년간 총 1조3000억원(포항7400억원·광양 5900억원)의 추가적인 환경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까지 최근 2년간 환경부문에 집행했던 투자액 약 9700억원을 더하면 5년 사이에 환경에만 2조원을 웃도는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는 현재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포항과 광양제철소 부생가스 발전시설의 SCR(선택적 촉매환원·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설비 확대와 노후 발전설비를 대체할 친환경 복합발전기 설치, 밀폐형 석탄 저장설비 8기 설치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시설 개선을 통해 오는 2024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 35% 가량을 감축한다는 목표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매년 전체 설비투자의 11% 가량을 환경개선분야에 투자했지만 2019년부터는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렸다"면서 "경기 위축으로 전체적인 투자계획을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생존을 위한 환경에 대한 투자만큼은 비용감축 없이 계획대로 지속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안전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사업장내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재발 방지를 막기 위한 조치다.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2018년 7월 이후 지금까지 9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포스코는 안전 개선을 위해 올해부터 향후 3년간 1조원 규모의 재원을 투자해 안전방호장치 설비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추가 투자는 지난 2018년 5월에 발표한 안전분야 투자 1조1000억원과는 별개로 집행돼 안전관련 투자 역시 5년 동안 2조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해보면 포스코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환경과 안전부문에만 총 4조원 이상의 재원을 투입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포스코 연간 총 투자액(개별기준)이 4조원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환경·안전에 투자하는 비중만 20% 전후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환경과 안전에 투자는 당연히 지속돼야 하지만 자칫 투자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환경과 안전에만 투자가 집중되면 정작 본업인 철강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는 이차전지소재 등 철강 외 신사업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재원이 한정된 만큼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사업과 환경·안전투자에 대한 적절한 배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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