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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 '새 주인 찾기' 원점…족쇄 풀린 몸값
이세정 기자
2026.05.19 17:25:12
독과점 탓 매각 무산, 대규모 유증 '자동 취소'…오버행 리스크 털고 독자생존력 입증
이 기사는 2026년 05월 19일 16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렌탈 매각 작업 진행 테이블. (그래픽=김수진 기자)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롯데렌탈 매각전이 15개월 만에 끝내 불발됐다. 매도자인 롯데그룹과 매수자인 어피니티프라이빗에쿼티(어피니티)의 입장 차가 컸다기보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불허 결정이 치명타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 무산으로 롯데렌탈이 오히려 주가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훼손 리스크가 해소될 뿐 아니라 독자 생존 구조 속에서 호실적에 기반한 몸값 재평가(리레이팅)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 공정위 불허에 '자충수' 둔 어피니티…롯데렌탈 인수 물거품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전날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이 해제됐다고 공시했다. 당초 롯데렌탈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와 주요주주인 부산롯데호텔은 롯데렌탈 지분 매각 거래종결을 위한 선행조건으로 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를 요청했지만, 최종 승인을 얻지 못하면서 계약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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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2024년 12월 어피니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본계약을 체결하며 매각에 속도를 냈다. 매각 대상은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렌탈 주식 1384만6833주 중 1271만5083주와 부산롯데호텔 보유분 836만5230주 중 768만1511주 총 2039만6594주였다. 올 1분기 말 발행주식총수 대비 56.17%에 해당하는 규모다. 매매대상에서 제외된 잔여주식 181만5469주(5%)는 롯데그룹이 계속 보유할 예정이었다.


특히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주식을 주당 7만7115원, 총 1조572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본계약 체결 당시 주가가 3만원을 하회했다는 점에서 약 2.6배의 경영권 프리미엄(할증)이 붙었다.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인수를 추진하기 약 4개월 전인 2024년 8월 국내 2위 렌터카 사업자인 SK렌터카 경영권을 이미 확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렌터카 시장을 통째로 지배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사실상 업계 독점에 따른 독점적 프리미엄에 대한 니즈가 거액의 매매대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제공 = 롯데그룹)

하지만 공정위는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양사의 단순 합산 점유율은 40% 안팎으로 과점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영세 업체가 대부분이라는 시장 특성상 시장 경쟁 제한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결과다. 이에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인수를 위해 뒤늦게 SK렌터카를 매물로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어피니티가 이미 1년간 SK렌터카 경영에 개입하면서 핵심 전략과 영업 기밀 등에 대한 파악을 완료한 상태인 데다, 추후 롯데렌탈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결국 롯데그룹과 어피니티는 해결책을 찾지 못했고, 딜 중단을 선언했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당장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 막대한 현금이 순식간에 증발하면서 그룹 전반의 유동성 조달과 부채 상환 타임라인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어피니티 역시 알짜 자산인 SK렌터카를 무리하게 다시 매물로 내놓는 등 '자충수'를 뒀지만 실익을 거두지 못했다. 그 결과 어피니티는 딜클로징(거래종결) 능력과 시장 신뢰도에 흠결을 남겼을 뿐 아니라 막대한 자문료와 기회비용만 날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 유증 리스크 헤지·독자 생존력 인정…몸값 상승 적기


하지만 정작 매각 대상이던 롯데렌탈은 최대주주 교체 리스크가 소거되면서 주가 상승을 저해하는 악재가 해소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컨대 롯데렌탈은 어피니티로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총 2119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이 물량은 어피니티 산하 특수목적법인(SPC)인 카리나트랜스포메이션그룹이 받기로 했다.


문제는 유상증자 가액이 주당 2만9180원으로, 해당 내용이 공시된 2025년 2월28일 전일 종가(2만9400원)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점이다. 이에 롯데렌탈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VIP자산운용은 유상증자가 현실화될 경우 일반 주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해당 유상증자가 결과적으로 어피니티의 인수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거둔다는 주장이었다. 나아가 롯데렌탈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구축한 만큼 외부 수혈 필요성이 없는 데다, 신주 발행에 따른 소액주주의 지분 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반대 요인이었다.


실제로 롯데렌탈이 계획대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면 726만1877주가 새롭게 발행되고, 유통주식수는 총 4357만1265주로 늘어나게 된다. 기존 전체 발행주식수의 약 20%에 육박하는 신주가 불어나는 것이다.


시장은 롯데렌탈의 향후 몸값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 해소로 주가 하방 압력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롯데렌탈이 매년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같은 호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은 호재로 꼽히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롯데렌탈은 체질개선을 거친 후 놀라운 수익성을 시현하고 있다"며 "카셰어링 등 불황을 맞은 사업부문의 체질개선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 흐름은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대주주 변경 이슈는 롯데렌탈의 영업 환경과는 무관한 사안"이라며 "본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으며, 현재 밸류에이션이 저평가 상태인 만큼 투자매력이 높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롯데렌탈이 롯데그룹 계열 지원을 배제한 독자신용등급에서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받은 점은 독자 생존력을 입증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글로벌 대표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3년 연속 투자적격등급 'Baa3'을 획득했는데, 이는 미국 테슬라와 동일한 등급이다. 피치 역시 롯데렌탈의 자체 사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기존과 동일한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롯데렌탈의 연내 매각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룹은 "다양한 잠재 투자자들과 지분 매각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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