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한국벤처투자가 부대표 인선을 조만간 마무리하며 지금의 관료 중심의 경영 체제에 민간 현장 감각을 수혈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선을 통해 정통 관료 출신인 이대표 대표와 함께 시장 접점을 넓히고 정책과 현장 사이 괴리를 좁히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지난달 부대표 공모를 마감하고 최종 선임을 앞두고 있다. 새로 선임될 부대표 임기는 2년으로 기관의 경영 전반과 출자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한국벤처투자는 심사 공정성을 확보하고 유착 관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모태펀드 출자를 받은 자펀드 운용사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는 아예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제한을 뒀다.
한국벤처투자에 부대표 직책이 만들어진 건 지난 2023년 10월이다. 결정적인 배경은 모태펀드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커지면서 발생한 조직 관리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다루는 예산과 운용 자산 덩치가 비대해진 상황에서 대표이사 1인에게 집중된 경영 부담과 리스크를 분산시킬 부기관장의 존재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된 결과였다. 또 당시 잇따른 공공기관 리스크 속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조직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도 강하게 작용했다.
조직 안정화를 위해 만들어졌으나 업계 안팎에서 바라보는 무게감은 부기관장 그 이상이다. 부대표는 직제상 대표이사를 보좌하는 위치에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최고투자책임자(CIO)에 준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국내 VC 생태계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웅환 전 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이후 신상한 전 부대표가 1년 넘는 기간 동안 대표이사 직무까지 대행한 점을 고려하면 부대표직은 조직의 실무 사령탑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한국벤처투자는 신 전 부대표 퇴임 이후 7개월 만에 후임 공모 절차를 밟았다. 대개 공공기관 임명직은 인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임 인선을 신속히 진행하는 것과 달리 오랜 기간 장기 공백이 이어진 것이다. 다만 한국벤처투자 부대표직은 정관상 상시 임명해야 하는 의무 직책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운영되기에 장기 공백이 제도적 위반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국벤처투자가 뒤늦게 부대표 선임을 앞둔 배경에는 이대희 대표 체제 아래에서 민간 소통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민간 기업에서 활동했던 전임자와 달리 정통 관료 출신이다. 업계에선 급변하는 시장과의 유연한 소통이나 공감대 형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 대표는 유연한 움직임을 보이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부대표 카드를 통해 민간 소통 채널을 더욱 넓히고 현장 중심의 경영을 한층 고도화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선임될 신임 부대표는 정부 부처 출신의 관료가 아닌 현장 경험이 풍부한 민간 전문가 중에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다시 관료 출신 인사가 내정되면 시장과의 소통 단절은 물론 개별 딜 구조나 민간 펀드 결성 과정 등 현장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부대표 인선은 막바지 단계"라며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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