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캐리'가 경영진의 대규모 횡령·배임 의혹에 휩싸이며 상장폐지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회사의 사내이사가 직접 실질 사주와 대표이사를 수사기관에 고발하며 자금 유출 및 경영 악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캐리는 이미 감사의견 거절로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관련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태여서 향후 수사 결과가 상장 유지 여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투자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캐리의 최 모 사내이사는 최근 조 모씨(실질 사주), 서 모씨(부회장), 김 모씨(대표이사)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서울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최 이사는 이와 함께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국에도 진정서를 제출하고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고발장과 진정서에는 경영진의 조직적인 자금 유출 의혹이 담겼다. 최 이사 측은 피고발인들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회사 자금을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외부에 대여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의사결정 절차와 담보 확보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 이사 측이 주장하는 피해 규모는 약 42억7692만원이다. 진정서에 따르면 실질 사주인 조 모씨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월링스 등에 약 20억원이 이사회 결의나 적정 담보 설정 없이 대여됐으며, 이 과정에서 총 42억원 규모 자금이 사실상 회수 불능 상태에 놓였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올해 3월31일 기준 캐리 재무제표상 단기대여금 총액은 약 59억723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약 42억7693만원에 대해 대손충당금이 설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이사는 "통상 기업에서 대여금에 대한 대손처리는 이례적인 사례"라며 "상당 규모 채권이 회수 불가능 상태로 분류된 배경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여금이 실제로 개인적 용도로 사용됐다면 업무상 횡령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최 이사 측은 이 같은 자금 운용 과정에서 회사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특수관계자성 거래 여부와 대여금 회수 절차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맞물려 캐리는 2025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성현회계법인으로부터 투자 및 자금 거래의 타당성 확인 불가 등을 이유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고발 내용이 감사의견 거절 사유와 맞물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 이사는 진정서를 통해 "경영진이 회사 재무구조를 의도적으로 악화시켰다"고 주장하며 이를 "사실상 기획 파산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거래소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과정에서 관련 의혹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며 "소액주주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주장은 현재 고발인 측 주장으로, 향후 수사기관의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특히 캐리는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유예 및 경영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태다. 개선기간 내 재무건전성과 경영 투명성을 입증해야 하지만 경영진을 둘러싼 형사 고발과 자금 유출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경영 정상화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1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발행 대상자와 납입 일정이 총 19차례 정정되면서 실제 자금 조달 가능성에 대한 시장 신뢰도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법 리스크까지 더해질 경우 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통과가 더욱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이사가 직접 증거를 토대로 고발에 나선 만큼, 향후 수사 결과가 상장 유지 여부는 물론 경영권 향방에도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딜사이트는 횡령 및 배임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피고발인들과 회사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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