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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유증 한도 축소…CB·BW 발행 명분이 확대
이태민 기자
2026.03.24 08:30:17
③ 3차 상법 개정으로 EB 막혀…CB·BW로 대체 수단 확보 해석도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4일 00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데브시스터즈 2026년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된 정관 개정안 현황.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데브시스터즈가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BW) 발행 조건을 일부 손질한다. 겉으로는 발행 한도를 줄이고 전환 시점을 늦추는 방향이지만 발행 사유를 넓히면서 이사회 재량이 오히려 커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는 24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CB 및 BW 발행에 대한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다. 이번 개정안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CB·BW의 발행 한도를 줄이고 전환 기간 기산점 변경, 발행 사유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표면적으로는 주주 보호 장치 강화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우호 지분 확보 수단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데브시스터즈는 제3자 배정 유증을 통한 신주발행 한도를 총발행주식수의 50%에서 30%로 축소한다. CB·BW의 전환 기간 기산점을 발행일 후 1개월에서 1년으로 늘린다. 발행 한도가 기존 순자산의 2배에서 총발행주식수의 20%로 변경했다.


CB는 채권으로 이자를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BW는 채권은 그대로 유지하며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채권을 의미한다. 둘 다 기업이 은행 대출만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울 때 낮은 비용으로 가능하도록 한 메자닌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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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입장에선 최소한 이자수익을 챙기면서 주식 전환으로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기업의 신주 발행으로 기존 주주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 


개정안 대로 결정이 되면 기존 주주 지분율의 최대 희석 범위를 사전에 확정할 수 있다. 기존엔 전환가액을 낮게 설정하면 같은 금액 한도 내에서도 더 많은 주식을 발행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발행 가능한 주식 수를 제한되기 때문이다. 


개정안에는 CB·BW 전환기간 기산점을 1년으로 늘렸다. 이를 통해 단기 차익 목적이 아닌 중장기 투자자들의 참여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후 최소 1년간은 사채 형태로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3자 배정 유증 발행 한도를 총발행주식수의 50%에서 30%로 축소함으로써 주주가 아닌 외부 투자자에게 신주를 내줄 수 있는 범위 또한 좁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개정안을 단순한 규제 강화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CB·BW 발행 사유에 '긴급한 자금 조달'과 '전략적 제휴'를 새로 명시했다. 기존 정관상 발행 사유가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비교적 좁게 설정돼 있었다면, 이번 개정으로 발행 근거의 폭이 더 넓어진 셈이다.


문제는 새로 추가된 두 사유의 범위가 너무 포괄적이라는 점이다. '긴급한 자금 조달'은 어느 정도의 자금 수요를 긴급한 상황으로 볼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전략적 제휴' 역시 사업 협력이라는 명분이 있으면 폭넓게 해석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발행 절차 자체가 단순해진다고 보긴 어렵더라도, 이사회가 CB·BW 발행을 정당화할 수 있는 재량은 이전보다 커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CB·BW의 전환 기간 기산점을 발행일 후 1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긴 했지만, 절대적인 기준으로 작용하지 않을 여지도 충분하다. 이사회의 결의로 전환청구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단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는 이사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시 1년을 기다리지 않고 전환 기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이사회가 포괄적 사유를 근거로 CB를 발행하고, 결의를 통해 전환 기간을 조정하면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속도로 신주 전환이 이뤄질 수 있는 셈이다.


기존보다 법적 근거가 구체화됨에 따라 주주 입장에서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주 발행 상한(총발행주식수의 20%) 안에서 CB·BW 발행 절차가 수월해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향후 지분 희석이나 우호 지분 확보 수단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이유다.


데브시스터즈의 이 같은 정관 정비는 최근 상법 개정 흐름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3차 상법 개정안은 자기주식 소각을 의무화하고, 교환사채(EB) 발행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 상법이 시행되면 기업은 자사주를 교환·상환 대상으로 하는 사채를 발행할 수 없게 된다. 


앞서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9월 약 64만주의 자사주를 활용해 395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한 바 있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하면, EB 경로가 막힘에 따라 CB·BW를 통한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대체 수단을 마련한 것이란 분석이다.


즉 조달 수단의 형식은 바뀌지만, 시장과의 접점을 유지할 수 있는 대체 통로를 정관에 반영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다만 회사는 이번 정관 개정이 정기적인 규정 유지·보수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CB 관련 현행 규정 중 개정 상법의 내용과 불일치한 측면이 있어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14조 2항에 추가한 '긴급한 자금 조달'의 경우 '상법 제513조 제3항 후문' 대신 기존 제9조(신주인수권) 2항 8조에 기재된 내용과 동일하게 표현을 교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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