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주주행동주의가 늘어나는 상황 속 국내 상장기업들은 밸류업 공시, 성과보수 정책, 이사회 평가체계 등을 보다 구체·세부화해 공격형 투자를 원천 방어해야 합니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센터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 열린 '딜사이트 기업지배구조 포럼'서 주주행동주의를 향한 경각심과 밸류업 정책 세부화 방안을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국내 주주행동주의 투자기업은 40여개로 과거 평균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날 안 센터장은 여러 주주행동주의 유형 중 '기업공격형'과 '가치투자형'에 주목했다.
안 센터장은 "가치투자형은 업종 대비 성과를, 기업공격형은 기관투자자 지분 등 간접적 요인까지 아울러 들여다 보며 기업을 최대한 압박한다"며 "최근 들어 주주환원 위주의 밸류업 방안이 선순환되고 있지만 조금 더 세부적으로 다듬는다면 한층 좋은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국내 주주행동주의의 경우 주로 '가치투자형'이기 때문에 배당, 자사주 등 실제 투자 수익과 연관된 쪽으로 흘러왔다"며 "국내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추가적인 리스크 요인을 방지하기 위해선 그 이상의 방어 전략이 시급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국내 전체 주주제안을 살펴보면 '임원선임'과 관련된 건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배당' 건이 그 뒤를 잇는다.
안 센터장은 "올 초까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지 않은 기업들도 자사주 매입을 크게 늘렸는데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과 밸류업 여부를 동일시한 영향으로 보인다"며 "'주가 제고용' 밸류업 공시가 아닌 주주행동주의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세부적인 밸류업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개선요인으로 ▲밸류업 공시 ▲성과보수 정책 ▲이사회 평가 등 세 지표를 꼽으며 조속한 개선을 주문했다.
먼저 밸류업 공시의 경우 주주환원을 비롯해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중장기적 수익성 제고 방안도 함께 포함하는 방식이다. 안 센터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주주환원과 직결되긴 하지만 결국 이를 현실화할 수익성이 중요해 중장기적인 수익 계획도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과보수 정책은 주주행동주의를 직접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보수 책정 기준을 빈틈없이 강화해 공격 여지를 원천 봉쇄하는 방식이다.
그는 "국민연금이 상장사의 보수한도에 반대한 비율은 40%에 육박한다"며 "국민연금이 반대에 나서면 운용사도 이러한 기조에 따라가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 성과와 보수 사이 연결관계가 부족한 상태서 한도만 올라가니 이런 결과가 생기는 것"이라며 "성과와 보수를 연결하는 지침이 보수 한도와 연결되면 주주행동주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사회 평가체계는 주주행동주의를 방어할 논리를 구축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안 센터장은 "이제껏 이사회 사무국서 비공식 평가를 해왔는데 보수한도 책정 기준이나 재임 이유를 물어오면 딱히 방어할 논리를 찾기 어려웠다"며 "이사회 평가체계를 개선해 재선임 안건 등을 심도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대부분 자가평가 식"이라며 "큰 기업의 경우 2년 정도 자가평가를 진행한 뒤 1년 정도는 외부서 평가를 받는데 이처럼 자가, 외부 평가를 적절히 섞는 방식이 널리 적용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안 센터장은 최근 밸류업 정책을 확대 중인 기업들에게 한층 중장기적인 안목을 주문했다.
그는 "2023년 밸류업 정책을 앞서 시행한 일본의 경우 정책 발표 당시 수년 내 성적이 부진한 기업을 상장 폐지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며 "실제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까지 단행할 가능성은 적겠지만 이러한 조건 자체가 기업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행동주의를 유발하는 리스크 요인은 단순 거버넌스, 주주환원 측면을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 전반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까지 넘어오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상장사들은 이런 점을 분명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K-밸류업 1년,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산업·시장 전문가들의 다양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이사 충실 의무 확대, 상법 개정과 기업영향'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1년, 현주소와 과제' ▲김현동 배제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속세 개편,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심도 있는 시장 분석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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