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세정그룹(세정)이 신규 온라인 브랜드 론칭으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그동안 인디안과 올리비아로렌 등 중장년층 타깃의 핵심 브랜드들이 매출고 역할을 도맡아왔지만 변화된 패션업계 흐름 속에서 올드한 이미지 탈피와 고객층 다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에선 'WMC'와 '다이닛' 등 신규 브랜드들의 성패가 세정의 향후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세정은 국내 1세대 패션기업으로 1974년 부산에서 설립된 동춘섬유공업사가 모태다. 이 회사는 창사와 함께 남성 타운캐주얼 브랜드 '인디안'을 론칭한 이후 2005년 여성복 브랜드 '올리비아로렌'까지 히트시키면서 국내 패션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이를 토대로 세정은 현재 12개의 브랜드를 전개하며 연간 3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직까지 세정의 실적을 견인하는 두 축은 인디안과 올리비아로렌이다. 두 브랜드가 세정의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3%(인디안 48%, 올리비아로렌 35%) 수준이다. 이 회사의 2023년 연간 매출이 3044억원임을 감안하면 두 브랜드에서 발생하는 매출만 2526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다만 세정의 고객층이 중장년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은 한계점이다. 인디안과 올리비아로렌 모두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앞서 세정은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사업 전개로 2011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점차 온라인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외형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특히 이 회사는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자 22년간 키워오던 영캐주얼 라인 '니(NII)'를 매각하기도 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1980~2000년생의 MZ세대들이 패션업계의 큰 손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이들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주로 이용하며 2022년 기준 패션업계 연령대별 매출 비중 1위로 등극했다. 이에 소비력을 갖춘 5060 시니어 세대를 집중 공략하던 패션업계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개성과 가치관을 중시하는 MZ세대를 잡기 위해 신규 온라인 브랜드를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돌파구가 필요한 세정도 최근 이러한 흐름에 편승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 ▲패션 콘텐츠 강화 ▲패션사업 생태계 구축 등 비전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캐시카우 중심의 사업을 전개하면서도 캐주얼·여성·온라인에서 신규 브랜드 론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의미다. 나아가 기존 올드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중장년부터 MZ세대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겠다는 목표점도 세웠다.
시장에서는 세정의 신규 온라인 브랜드 WMC와 다이닛에 주목하고 있다. WMC와 다이닛이 각각 2030 남성과 여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기에 이들의 성패가 향후 세정의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기 때문이다.
WMC는 2019년 론칭된 온라인 전용 남성 데일리웨어 브랜드다. 세정은 2021년 WMC를 리뉴얼하고 자사몰과 무신사, 29CM 등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이에 WMC는 매년 매출이 150% 이상 신장하는 등 안정적인 연착륙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이라 OVLR 사장이 김다인 대표와 지난해 공동창업한 법인 '다니'가 내세우고 있는 다이닛도 론칭 이후 1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니의 경우 현재 세정과 지분관계가 없는 특수관계사이지만 향후 자회사 편입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김 대표가 자신의 브랜드를 육성하고 최종적으로 엑시트한 선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 김 대표는 2015년 블로그마켓으로 시작한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마뗑킴'을 2020년 대명화학 계열사 하고하우스에 매각했다.
세정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론칭한 새로운 온라인 브랜드들이 MZ세대 고객들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WMC와 다이닛이 세정그룹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