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케이투코리아(K2코리아)와 특수관계사들이 2021년부터 배당정책을 전면 수정했다. 고배당으로 논란을 빚었던 K2코리아는 배당을 멈추고 사내유보금을 쌓는 반면 특수관계사들은 연간 100억원대의 현금배당을 꾸준히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K2코리아가 향후 승계를 위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유보금을 쌓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2코리아는 2014년부터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현재 5개 법인으로 분사된 상태다. K2코리아와 아이더(아웃도어), K2세이프티(산업안전제품), 에프씨지코리아(골프), 다이나핏코리아(스포츠)로 법인간 지분관계는 없고 '오너 2세' 정영훈 대표가 해당 법인들의 지분 51~84%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K2코리아 5개법인의 2023년 총매출은 1조85억원 수준이다.

K2코리아는 2010년대 고배당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뤘다. K2코리아와 아이더, 케이투세이프티, 에프씨지코리아 등 특수관계사를 통해 정 대표를 포함한 오너일가는 막대한 배당금을 수령하면서 대리점에게는 인테리어 강요 등 갑질을 일삼는다는 대리점주의 국민청원이 발단이 됐다. 이에 정 대표는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후 K2코리아는 배당정책에 변화를 줬다. K2코리아 5개법인은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총 206억원의 배당을 집행했지만 2021년부터는 연간 배당금을 104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특히 이 과정에서 K2코리아 5개법인은 중간배당을 없애고 결산배당으로 배당방식을 변경했는데 이는 수익성 감소에도 고배당을 집행한다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주력회사인 K2코리아는 배당을 멈추고 사내유보금을 쌓는 반면 특수관계사인 아이더와 K2세이프티의 경우 연간 배당액을 104억원으로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K2코리아의 현금과 단기금융상품 등 사내유보금은 2019년 말 1075억원에서 2023년 말 2041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K2코리아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밑작업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K2코리아 승계 과정에서 지주사 전환과 함께 오너3세의 개인회사가 지배구조 최상단에 오를 것이란 해석이다. 오너3세의 개인회사가 지배구조 최상단에 오르면 핵심법인인 K2코리아는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K2코리아가 특수관계사들을 종속회사로 편입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K2코리아는 사내유보금을 쌓아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을 최대한 늘리고 아이더와 K2세이프티 등은 당기순이익과 상관없이 배당을 집행해 몸집을 줄여야 하는 셈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K2코리아가 쌓고 있는 유보금은 향후 승계과정에서 특수관계사 지분을 매집할 자금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아이더와 K2세이프티의 경우 배당액을 고정하며 앞선 고배당 논란을 피하겠다는 속셈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와 관련 K2코리아는 별도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