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씨씨에스충북방송의 경영권 분쟁에서 김영우 대표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재판부가 정평영 대표 측 인사인 노옥현 사외이사에 대해 '지위 상실'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판결과 무관하게 양측이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원만한 합의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재판부는 지난 12일 "노옥현 사외이사는 올 1월11일 사임서가 수리됨으로써 이사 지위를 상실했다"고 판결했다. 이번 노 사외이사의 지위 상실로 김 대표와 정 대표의 보유 등기이사 수는 4대4로 같아졌으며 정 대표 단독 체제의 경영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이날 재판부는 앞서 등기이사 수를 앞세워 추진했던 김 대표의 해임안건 등도 모두 무효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노 사외이사는 지난해 11월 15일 사임서를 회사 실무자에게 제출했고 그 직후 열린 임시주총에서 김 대표 측 4명, 정평영 측 5명의 이사를 선출했다. 김 대표는 다음해 1월11일 노 사외이사의 사임서를 수리하고 '사외이사직 사임을 최종 결정합니다'라는 내용의 사내 전상망 공지도 게시했다.

재판부는 이 사임서를 제출받음으로써 언제든지 이사 동수 선임 약정을 담보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기 때문에 김 대표 측이 노 사외이사를 이사로 선임해 준 것으로 해석했다. 또 정 대표 측이 사임서 제출이 이행합의의 핵심내용인 이사 동수 선임 약정을 담보하기 위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봤다.

노 사외이사는 지난해 12월 공동대표인 정 대표에게 사임 철회서를 제출해 사임서의 효력이 상실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 사외이사는 김 대표가 사임 관련 공지를 하자 이미 철회 신청이 있었다는 내용의 댓글을 게시하고 그 다음날 사내 전산망에 사임 철회서를 첨부했다. 김 대표가 사임서 수리 전인 지난해 12월 공동대표인 정 대표에게 사임 철회서를 제출해 사임서의 효력이 상실됐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해당 사임 철회서에 노 사외이사 본인 발급의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사임 철회서가 제출된 날짜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점, 정 대표가 사임 철회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표하거나 정식으로 회사에 접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사실이 없는 점 등을 비춰볼 때 사임서 수리 이전에 제출됐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올해 2월22일 유상증자대금이 납입돼 신주발행절차가 완료됐고 정 대표 측이 경영권을 확보했음으로 이사 동수 선임 약정은 실효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사 동수 선임 약정은 정 대표 측이 유증 납입으로 최대주주와 경영권을 확보할 때까지 효력이 유지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도 "사임서를 수리한 1월에는 최대주주와 경영권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고 따라서 이사 동수 선임 약정의 효력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표와 정 대표 측은 이번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물밑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 측 관계자는 "소송 취하 등 양측 간의 입장차가 있는 부분에 대해 서로 합의문을 작성했으며 최종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