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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경영 끝…김중건 회장 장남 고속 승진
강동원 기자
2023.03.21 10:00:19
①소유-경영 분리 30년…김상윤 유리자산운용 부사장 승계 준비 '착착'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6일 16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국증권 여의도 본사.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부국증권은 소유와 직접 경영이 분리된 증권사다. 김중건 부국증권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지배력을 가졌지만, 임원과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김 회장의 장남이 주력 계열사인 유리자산운용에서 고속 승진을 거듭하면서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부국증권이 오너가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에 착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소유와 경영 분리 30년, '은둔형 오너'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국증권은 지난 1954년 국내 증권사 중 4번째로 설립된 증권사다. 1974년 고(故) 김한수 창업주가 이끄는 한일그룹(옛 한일합섬)에 인수됐다. 1982년 김 창업주가 별세하면서 장남인 김중원 회장이 경영을 도맡았고 1988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성공했다. 1990년대 그룹 계열사 정리 과정에서 김 회장은 동생인 김중건 회장에게 부국증권 경영권을 넘겼다.


(출처=사업보고서)

부국증권은 김중건 회장 체제 이후 보수적인 사업 기조를 유지했다. 주로 채권 등 운용 업무에서 실적을 쌓았다. 계열회사 역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5년 인수한 유리자산운용 한 곳이 전부다. 오랜 업력에도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6948억원으로 중·소형증권사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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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을 불리는 속도는 느리지만 최근 4년(2017~2021년) 순이익은 꾸준하게 증가했다. 비록 지난해 주식시장 한파로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18억원, 순이익은 42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3%, 45.2% 감소했으나 자본 규모가 비슷한 다올투자증권이 계열사 매각, 구조조정 등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출처=사업보고서)

부국증권의 가장 큰 특징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구조라는 점이다. 김 회장은 회사 지분 12.22%를 보유한 최대주주임에도 계열 분리 초기를 제외하고는 대표 등 임원을 맡지 않고 있다. 김지완 전(前) 대표부터 현재 회사를 이끄는 박현철 대표까지 역대 수장 모두 내부출신 임직원들을 선임했다.


이사회에서도 오너일가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현재 부국증권 이사회는 8명(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박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신성운 전무와 유준상 전무 등 현직 임원들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사외이사는 외부 인사로 꾸렸으나 김윤수 이사 등 일부는 장기간 재임해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 장남 김상윤 부사장 고속 승진…승계 밑그림?


부국증권의 오너일가가 '은둔형 경영자'의 모습을 보이는 사이, 최근 김 회장 장남인 김상윤 유리자산운용 부사장이 회사 내에서 고속 승진을 거듭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1952년생인 김 회장의 나이가 고령에 접어들고 있는 점에서 부국증권이 승계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출처=유리자산운용)

김 부사장은 1978년생으로 지난 2013년 유리자산운용에 입사한 뒤 2016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9년에는 사내이사(임기 2년, 인사·기획실장)로 선임됐다.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해 올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유리자산운용이 부국증권 이사회 개최 시점과 맞물려 임원 선임을 시행했던 만큼, 조만간 김 부사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부국증권이 인사 과정에 유리자산운용을 활용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부국증권을 이끄는 최 대표는 2016년 유리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했다. 유준상 전무 역시 같은 회사에서 상무·전무를 거쳤다. 반대로 조우철 유리자산운용 대표와 오경수 이사는 부국증권에서 각각 전무와 이사로 재직했다. 유리자산운용에서 경험을 쌓은 뒤 부국증권 임원으로 이동하는 구조인 셈이다.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김 부사장이 유리자산운용에서 경영 경험을 쌓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부국증권이 올해 초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임원진들을 1년 재선임해서다. 부국증권은 오는 24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박 대표를 비롯한 사내·외이사의 연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도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사장이 부국증권 지배력을 갖기 위해서는 김 회장이 보유한 지분 12.22%(126만6962주)를 넘겨받아야 한다. 김 부사장의 현재 지분은 1.68%(17만4536주)에 불과하다. 지분을 증여받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약 126억원(주당 2만원, 예상 증여세율 50%)의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국증권 오너들이 워낙 경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와서 작은 변화가 있을 때마다 승계설이 불거졌다"며 "김 부사장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나 아직 경영 경험이 적은 데다 지분 등 승계를 위한 제반 사항도 준비되지 않아 사전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는게 적당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출처=사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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