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하이트진로는 계획대로 신제품 ‘테라’를 통해 국내 맥주 시장의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까. 지난 21일부터 출고가 시작됐으니 아직 결과를 논하기엔 시기상조다. 다만 테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과 동종업계의 움직임, 하이트진로의 주가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트진로의 주가가 신제품 맥주 테라를 공개한 직후부터 요동치고 있다. 출시를 공식화한 13일 전일보다 2.23%(400원) 오른 1만835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다음날인 14일 1.09%(200원) 올랐다. 15일에도 전날보다 0.27%(50원) 상승한 1만8600원에 장을 마쳤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긴 하지만 1만8000원 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발포주 필라이트의 선전에도 올 1월과 2월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1만7000원 안팎의 박스권에 머물렀다. 이를 고려하면 주가 상승이 가진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 테라를 회사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평가한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하이트진로 임직원 가운데 자사주를 봉한 임직원이 적지 않은 만큼 사기진작 측면에서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여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일선 직원들이 신바람을 내며 (테라에 대한) 열심히 영업을 하고 있다”며 “테라를 통해 현재 30% 내외의 맥주 시장점유율을 4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3일 창원NC파크 마산구장에서 열린 NC다이노스 홈 개막전에 앞서 야구팬들을 대상으로 테라에 대한 홍보활동을 펼쳤고, 4월부터 전사 임직원이 나서 대규모 프로모션을 전개해 빠른 시일 내 시장에 (테라가) 연착륙할 수 있게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올해 하이트진로의 주가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년째 동결돼 있는 소주 가격의 인상가능성이 높은 데다 테라로 맥주부문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것으로 관측해서다. 주요 증권사는 하이트진로가 1조9305억원의 매출과 11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 중이다.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매출은 2018년 대비 2.4%, 영업이익은 26.9% 증가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입맥주 성장률 부진 속에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경쟁업체(오비맥주, 롯데주류 등)들의 마케팅 비용 공세도 주춤한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이 하이트진로에게 다소 유리하게 바뀐 상태라 주가 측면에서 테라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의 긍정적 반응과 동시에 맥주 시장점유율 상승이 동반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주가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테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괜찮은 편이다. 21일 첫 출고분을 시음한 소비자들이 SNS 등을 통해 ‘목 넘김이 부드럽다’, ‘기존 맥주와 달리 뒷맛이 텁텀하지 않아 청량감이 느껴진다’, ‘맛이나 탄산감이 라이트하게 즐기기 괜찮다’ 등의 후기를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레귤러 라거 시장의 경우 입소문에 급속도로 확산되는 경향이 크다. 다시 말해 초기 소비자들로부터 이 같은 반응이 나온 것만으로도 눈도장 찍기에는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테라의 주력 무대가 하이트진로의 기존 맥주인 ‘하이트’ 및 ‘맥스’와 겹치는 부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테라를 일반 병맥주뿐만 아니라 생맥주까지 생산판매할 계획이라 카니발라이제이션(잠식효과)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주류의 경우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야심차게 ‘피츠 슈퍼클리어’를 출시했지만 오히려 기존 프리미엄 제품인 ‘클라우드’ 시장을 잠식하는 부정적 효과만 낳은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오랜 기간 개별브랜드 전략을 유지해 오면서 쌓인 노하우가 있어 제품 간 간섭효과가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이트는 두 자릿수 이상의 주음지수를 기록 중이니 만큼 테라와 충분히 공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역할은 소비자들의 다양성을 충족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라며 “제품군 정리는 철저하게 시장에 맡겨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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