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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왜 김택진 만나나…엔씨 AI 인프라 수요 부상
조은지 기자
2026.06.06 10:00:16
①총수 만찬과 별개로 김택진 회동…그래픽 협력 넘어 피지컬AI·GPU 수요처로 재평가 관측
이 기사는 2026년 06월 06일 08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메인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태민 기자)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행보가 반도체 공급망을 넘어 게임업계로 확장되고 있다. 


젠슨 황은 5일 한국에 입국한 뒤 가장 먼저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T1 선수단을 만나는 일정을 소화했다. 이어 김택진 엔씨 대표와도 별도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PC방과 e스포츠, 게임사를 잇는 동선은 엔비디아가 한국 게임 생태계를 여전히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이번 방한 기간 김 대표와 별도 회동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 시점은 오는 7일로 예정돼 있다. 엔비디아 수장이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을 만나는 일정과 별개로 게임사 대표를 따로 만나는 만큼 시장의 관심도 빠르게 커졌다. 엔씨 주가는 회동 보도가 나온 뒤 전일 대비 약 14.4% 오른 33만8000원에 마감했다.


◆그래픽 넘어 AI…GPU 수요처로 떠오른 게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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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CEO이 이번 방한에서 SK그룹과 만나는 이유는 HBM 등 핵심 부품 공급망과 맞닿아 있다. 현대차그룹이나 LG그룹과의 접점은 로봇, 모빌리티, 가전 등 피지컬 AI를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구현할 수 있는 제조 기반에서 찾을 수 있다. 반면 엔씨는 전통적인 제조 기업이 아니다. 그럼에도 엔비디아가 게임사를 주목하는 배경에는 게임 산업이 AI 시대의 대규모 GPU 수요처이자 시뮬레이션 인프라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변화가 깔려 있다.


실제 젠슨 황 CEO가 5일 한국에 입국하자 마자 향한 곳은 반도체 기업 사옥이 아니라 PC방이었다.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T1 선수단을 먼저 만나는 일정은 이번 방한이 단순한 공급망 점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게임·PC방·e스포츠 생태계를 엔비디아 성장의 한 축으로 봐온 젠슨 황 CEO의 시선이 다시 게임업계로 향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김택진 엔씨 대표와의 별도 회동도 주목받고 있다. 과거 엔비디아와 엔씨의 관계가 게임 그래픽 기술 협력에 머물렀다면 이번 만남은 피지컬 AI(Physical AI)와 AI 인프라 수요를 둘러싼 새로운 협력 가능성으로 읽히는 분위기다.


◆게임산업의 재발견, '피지컬 AI' 인프라로 부상


최근 업계에서는 게임을 단순 콘텐츠 산업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가장 효율적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산업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피지컬 AI는 로봇, 자율주행차, 카메라 기반 자율 시스템이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추론한 뒤 실제 물리적 행동까지 수행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는 현실과 유사한 가상 환경에서 반복 학습을 거치는 대규모 시뮬레이션 인프라가 필수다.


게임 산업은 이 지점에서 강점을 갖는다. 게임사는 오랜 기간 실시간 렌더링, 물리 엔진, 3D 공간 구현, 다중접속 환경을 고도화해 왔다. 특히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오픈월드는 이용자 이동, 협업, 시선 처리, 반응 속도 등 대규모 행동 데이터가 축적되는 가상 사회에 가깝다. 로봇이 현실에 투입되기 전 수많은 상황을 가상공간에서 학습해야 하는 피지컬 AI 입장에서는 게임사가 쌓아온 기술과 데이터가 새로운 인프라로 해석될 수 있다.


엔씨의 최근 행보도 이 흐름과 맞물린다. 엔씨는 올해 2월 AI 전문기업 엔씨 AI(NC AI)를 분사했다. 엔씨 AI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VARCO)'를 기반으로 멀티모달 AI와 산업용 AI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컨소시엄 주관사로도 선정되며 게임 내부 기술 조직을 넘어 별도 AI 사업자로 보폭을 넓혔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현대로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방 분야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DX와는 시각, 언어, 행동 모델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공동개발에 나섰다. K-피지컬 AI 얼라이언스에도 참여하고 있다. 게임 개발사였던 엔씨가 로봇의 '두뇌'와 산업용 AI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사업에는 막대한 연산 자원이 필요하다. 엔비디아 입장에서 엔씨는 과거 지포스 그래픽카드 생태계의 파트너였지만, 앞으로는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한 GPU·플랫폼을 대규모로 필요로 하는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 젠슨 황 CEO가 김 대표를 만나는 이유를 단순한 친분이나 게임 그래픽 협력의 연장선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 가능성도 주목


AI 데이터센터, 이른바 네오클라우드 가능성도 업계에서 거론된다. 네오클라우드는 AI 학습과 추론에 특화한 GPU 기반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사업을 뜻한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기업 데이터의 외부 유출 우려와 연산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에서도 자체 AI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로서는 GPU 판매처를 넓히기 위해 이런 생태계를 키울 필요가 있다.


엔씨가 당장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나선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대규모 온라인 게임을 운영해 온 경험, 자체 AI 모델 개발 수요, 피지컬 AI 확장 전략을 감안하면 엔비디아가 국내 AI 인프라 생태계 안에서 엔씨의 가능성을 살필 수 있다는 관측은 나온다. 게임사가 단순히 엔비디아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넘어 AI 인프라와 피지컬 AI 생태계의 한 축으로 검토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엔씨 측은 젠슨 황 CEO와의 회동과 관련한 구체적인 의제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을 엔비디아와 국내 게임사의 관계가 달라지는 장면으로 보고 있다. 과거 게임사는 고성능 그래픽카드의 대표 수요처였다. 이제는 피지컬 AI를 학습시킬 가상 환경과 AI 모델을 구동할 연산 수요를 동시에 가진 산업으로 재분류되고 있다. 엔비디아와 엔씨의 20년 게임 그래픽 협력이 AI 인프라와 로봇 지능 협력으로 확장될 수 있는 분기점에 섰다는 평가다.


김지현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게임 산업이 피지컬 AI 학습 인프라로 재평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게임은 단순 콘텐츠 산업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가장 효율적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피지컬 AI 시대에서 게임 산업의 가치는 단순 콘텐츠 제작을 넘어 피지컬 AI의 학습을 위한 인프라 산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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