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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D-1, 정부·노조·경영진 '동상이몽'
김민기 기자
2026.05.20 18:32:09
산업계 '줄파업' 우려에 정부도 신중…노란봉투법 영향으로 노조 파업 힘 실려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0일 18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수근 중노위원장,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여명구(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이 총파업 예고시점을 하루 앞둔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사후조정 회의를 마친 뒤 협상 결렬 후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 기로에 서면서 산업계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하루를 앞두고 막판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정부도 적극 중재에 나섰지만 타결이 쉽지 않다.


이는 사측 입장에서 기존 성과주의 체제와 삼성전자의 경영 철학을 뒤흔들 수 있는 민감한 내용이 합의되면 기업의 생존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에서는 지금과 같은 역대급 실적이 다시 반복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노동 친화적인 정권 아래 최대한의 결과를 내겠다는 배짱이다.


반면 정부는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산업계 전반에 파업 릴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노심초사다. 정부와 노조, 사측이 저마다 복잡하게 셈법이 얽혀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자로 나섰고 다시금 재개되면서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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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 되면 산업계 전반에 '줄파업'이 본격화될 수 있어 어떻게든 막아야 된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야당 측에서 정부·여당이 주도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을 지적하면서 공세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파업을 하면 이미 LG유플러스, 카카오, HD현대중공업 등 산업계 전반에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커지고 있어 추가 파업까지 이어질 우려가 크다. 원청 노조 파업 이후에는 하청노조와의 협상도 기다리고 있어 노사갈등이 무한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과 하청업체간 교섭이 불발됐을 경우 하청도 쟁의행위가 가능해졌다. 


또 정부 입장에서 국내 제조업 전반에 파업이 이어지면 수출 전선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는 곧바로 국가 경제에도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대한민국 수출의 핵심 축인 반도체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하반기 경기 회복 흐름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 수출 실적 타격과 물가 등 경제 지표에 미칠 악영향과 더불어 국내 IT·제조업계 전체 노사 관계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결국 파업이 이뤄지면 이 모든 비난의 화살이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킨 민주당과 정부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영업이익의 일부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게 되면 투자나 인력 충원에 소극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국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경쟁력 악화와 기업 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며 중재와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노조 측도 노란봉투법 통과로 무서울 게 없는 상태다.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실제 삼성전자가 소송을 걸더라도 크게 감액될 가능성이 크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 사태가 마무리되면 노동위원회의 판정을 둘러싼 분쟁, 점거 농성 등 본청을 상대로 한 집단행동, 다양한 형태의 쟁의행위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정부가 압박을 하더라도 무작정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안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애초에 영업이익에서 N% 자체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는 것이 무리인 상황에서 성과급 배분마저도 노조 측에서 과하게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급한 불을 끄는 게 먼저지만 삼성은 기업의 존폐가 달린 중요한 순간이다.


현재 노조는 성과급 배분을 '부문 70%, 사업부 30%'의 비율로 분배하며 특별보상 약속 기간은 5년을 해야 한다고 요구 중이다. 이렇게 하면 DS 부문 내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반도체 설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직원도 수억원의 성과급을 챙길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영 핵심인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협상이다.


이미 이번 노조의 요구로 인해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연구원급 직원들 사이에서 근무 의욕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제품과 기술개발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노조의 성과급 협상으로 인해 성과에 대한 구분 없이 수억원의 보상을 다같이 나눠 갖기 때문이다. 성과급 배분마저 노조 측에 키를 넘겨준다면 삼성의 경쟁력은 한없이 추락할 우려가 크다.


삼성 입장에서는 파업을 하더라도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노조가 파업 경험이 적고 이미 가처분 신청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은 상황이라 파업을 하더라도 타격이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파업으로 인한 D램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더 오를 가능성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한 내부 관계자는 "밤낮 없이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하고 개발해도 반도체 업황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많아지면 똑같이 성과를 나눠갖는데 굳이 열심히 일할 필요가 있냐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번 임단협 이후에 삼성 내부에서도 성과주의가 흐려지면서 다들 일 안하는 분위기로 돌아설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노조는 이번 협상으로 최대의 성과를 내겠다는 생각이다. 노란봉투법 통과로 인해 쟁위행위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고 사용자 측 손해배상 청구권도 제한할 수 있어 투쟁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든 상황이다. 정부 역시 노동자 친화적이고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에서도 노조를 압박하기 어려워 협상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요소가 많다.


특히 삼성전자 초기업 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같은 상급단체에 속해있지 않아 명분보다는 실익을 위주로 움직인다. 내부절차보다는 자신들의 보상 확대가 가장 큰 목적이라 일방적인 교섭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번 반도체 업턴이 다시는 재현되기 어려운 사상 초유의 업황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이같은 보상을 얻기는 힘들다.


또 겉으로는 노조집행부를 욕하더라도 속으로는 응원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노조의 원동력이다. 임원들 역시 간부급 직원 기준으로 성과급이 산정되고 직원들은 당장 들어오는 성과급 규모가 크기 때문에 노조집행부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방관하는 상황이다. 결국 이러한 분위기가 내년, 내후년에 이어지면 삼성전자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입장에서는 내 생애 다시 오기 어려운 반도체 업황을 맞이했고 평생 벌어도 못 벌 큰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면서 "노조가 뒤가 없이 협상에 나서는 것도 회사의 장기적인 미래보다는 설사 회사가 나중에 망하더라도 내가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 큰 돈을 버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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