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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언젠가가 현실이 된 중국 가전 굴기
신지하 기자
2026.05.20 08:25:13
삼성전자, 중국 생활가전 34년 만에 철수…반도체도 안심 못 해
이 기사는 2026년 05월 19일 08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이달 6일 삼성전자가 중국 TV·가전 시장 철수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중국에 첫발을 디딘 지 34년 만의 퇴장이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20년 연속 1위를 달리는 브랜드의 철수였지만 중국 현지 반응은 냉랭했다.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논조는 한결같았다. '일어날 일이 일어났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중국 홈페이지에 따르면 TV와 모니터,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오디오, 프로젝터, 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모든 생활가전 판매가 중단된다. 휴대전화를 비롯해 반도체와 의료기기는 기존대로 판매를 이어간다. 이미 업계에서는 올 초부터 삼성전자의 중국 가전 사업 철수설이 공공연히 돌았다. 일부 현지 대리점은 지난해부터 삼성 제품 입고를 하나둘 줄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삼성 가전 매장들은 재고 소진이 한창이다. 일부 매장은 5~10% 할인에 나섰고, 삼성 전시 공간을 다른 브랜드로 채우기 시작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징동닷컴의 경우 삼성 TV 거래액이 급증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모니터 제품군의 경우 이르면 2~3개월 내 단종 일정이 유통 채널에 통보됐다는 얘기도 업계에서 흘러나온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철수를 두고 현지 매체들은 한국 브랜드 프리미엄의 종언으로 봤다. 수치가 그 근거다. 삼성 TV의 중국 오프라인 점유율은 3.62%, 냉장고는 0.41%, 세탁기는 0.38% 수준으로 알려졌다. 10여년 전만 해도 손꼽히는 인기 브랜드였던 것과는 딴판이다. 미니 LED와 인공지능(AI) 등 핵심 기술에서 중국 브랜드가 한국이나 일본 브랜드와 대등한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이 OLED에 집중하는 동안 TCL과 하이센스, 샤오미 등은 미니 LED 시장을 파고들며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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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세는 중국 시장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 시장도 파고들었다. 로봇청소기 시장이 대표적이다. 중국 브랜드 로보락은 국내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중국 브랜드 드리미도 지난해 두 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위협론'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10년 넘게 한국 산업계에서 반복돼 온 화두다. 해마다 "프리미엄으로 차별화하겠다"는 말만 나왔을 뿐, 중국이 그 프리미엄 영역까지 올라오는 걸 막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자국 기업에 자금과 정책을 쏟아붓는 동안 한국 정부는 그러지 못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국의 다음 타깃이 반도체와 부품 등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CXMT 등 중국 메모리 업체들은 이미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D램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언젠가 중국이 앞서갈 것이라는 경고는 충분했다. 이제 그 언젠가는 어느 정도 현실이 된 모습이다. 중국과 원가로 맞붙는 건 처음부터 답이 아니다. 중국이 아직 못 따라온 영역에서 앞서가는 수밖에 없다. 산업계는 연구개발(R&D)에 더 과감하게 베팅하고, 정부는 기업이 그 싸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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