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18일 찾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은 아침부터 뿌연 흙먼지로 둘러싸여 있었다. 한산했던 농촌 마을 끝자락에 들어서고 있는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주변으로 대형 트럭과 공사 차량들이 오가면서 만들어진 풍경이다. 논밭 사이로는 철골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조용했던 농촌 마을이 거대한 반도체 생산기지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2월부터다. 약 1년이 지난 현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팹은 상당 부분 골조가 올라가며 공장 형태를 갖춰가는 모습이었다.
반도체 생산이 이뤄질 1기팹의 경우 골조 1단계 구간은 외형이 어느 정도 드러난 상태였다. 가장 먼저 가동이 예정된 페이즈1 클린룸은 외벽 공사가 진행되며 내부 공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였다. 아직 골조 2단계 공사가 진행 중인 구역에는 지반 기초를 다지기 위한 항타기 여러 대가 설치돼 있었다.
1기팹과 함께 건설 중인 중앙유틸리티센터(CUB) 역시 골조가 올라가고 있었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처리하는 폐수처리시설(WWT) 공사도 함께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일부 구역은 외벽이 세워지며 내부 공사에 들어간 것으로 보였다.
그 뒤편으로는 향후 4기팹까지 들어설 부지를 조성하기 위한 토목 공사가 이어지고 있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건축 중인 건물을 포함해 이곳에 총 4개의 팹과 CUB 3개동, WWT 4개동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향후 주요 사무 공간으로 활용될 지원동과 방문객을 위한 웰컴센터 부지에서도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지원동은 지상 18층 규모로 조성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기팹 반대편 도로 일대에서도 추가 건축을 위한 부지 조성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흙을 쌓고 돌을 고르는 작업이 이어졌고, 현장 관계자들은 이 공간에 향후 SK하이닉스 주요 협력사들이 입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기팹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변전소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외관 공사는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로 보였다. 해당 변전소는 신안성변전소에서 약 6km 길이로 구축되는 터널형 전력구를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변전소 인근에는 레미콘을 직접 생산·공급하는 시설도 건설되고 있었다. 다만 현장 자체 생산만으로는 물량이 부족한 탓에 현장 주변에서는 레미콘을 실은 믹서트럭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레미콘은 대부분 용인지역 업체들이 생산한 제품이다. SK하이닉스와 용인시 간 협약에 따라 중장비와 레미콘 등은 지역 내 등록 업체 제품을 우선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사 현장 주변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모습이었다. 사람 통행로는 있었지만 대부분 흙바닥 수준에 가까웠다. 현장 작업자들은 대부분 차량을 이용해 인근 백암면 시내로 이동하고 있었다. 일부 백반집은 점심시간에 맞춰 셔틀버스를 운영하며 작업자들을 현장 안팎으로 실어나르고 있었다.
현장에 따르면 현재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하루 약 1만2000명의 공사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현장에 하루 약 3만명이 투입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수준이다. 이에 인력 부족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장 안전감시단 운영을 지원하는 한 관계자는 "예전보다 현장에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원 가능 연령이 60세 미만인데 젊은 작업자들이 여기까지는 잘 오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작업자들은 최근 연장 근무와 조기 출근을 병행하고 있었다. 조기 출근은 새벽 5시에 현장에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지원동에서 근무 중인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연장 근무를 시행하고 있고 가끔은 새벽 조기 출근도 한다"고 말했다.
공사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력난도 더욱 체감된다는 설명이다. 아직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근에는 숙소와 식당 등 생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상당수 작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갖춰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현장으로 이동한다는 전언이다. CUB 공사 현장에서 근무 중인 한 작업자는 "평택은 주변에 숙소나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 사람 구하기가 쉽다고 들었다"며 "여기는 사람을 구해도 며칠 못 버티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해당 작업자는 현재 안성에서 출퇴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작업장에서는 자재 부족 우려도 나오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일부 자재 수급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지원동에서 근무 중이라는 또 다른 작업자는 "철근 물량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전쟁 영향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중장기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팹 건설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재무부문장은 최근 열린 2026년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1기팹 페이즈1 클린룸 오픈 시점을 기존 2027년 5월에서 2월로 앞당기기로 했다"며 "용인팹 건축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기팹 페이즈1에서는 D램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페이즈2부터 6까지 생산될 제품과 기술은 시장 수요에 맞춰 운영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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