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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의 2000일 뚝심…'K-항공' 재편 마침표
이세정 기자
2026.05.14 14:00:16
대한항공·아시아나 올 12월 합병, 부채 털고 기초체력 확보…화학적 결합 과제
이 기사는 2026년 05월 14일 12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 일지. (그래픽=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D-데이'가 공식화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통합 항공사 출범을 공식화한 지 약 2000일 만에 거둔 결실이다. 양사는 오는 12월17일 통합 항공사 출범을 확정하며 국내 항공업계의 해묵은 과제이던 'K-항공' 재편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14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날 합병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양사가 2020년 11월17일 신주 인수계약을 맺은 지 약 5년6개월만에 통합 항공사 출범 일자가 공식화된 것이다. 앞서 조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국내 항공산업의 위기가 가중되자, 대승적 차원에서 양대 대형항공사 통합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 당국의 승인 여부가 지연되면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신주 취득은 2024년 12월에서야 이행될 수 있었다. 당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단행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이 회사 지분 63.88%를 취득했다.


대한항공은 각 경쟁당국 심사기관에서 요구한 기업결합 조건을 이행하기도 했다. 예컨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유럽 일부 노선 이관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으로 4개 노선을 넘겼을 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한 에어제타(옛 에어인천)은 지난해 8월 첫 운항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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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재무 걸림돌 제거…외형 확장 넘어 '내부 시스템' 혁신


눈길을 끄는 부분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방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2023년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CB)를 인수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자금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기 발행 CB를 상환하도록 했다. 안 그래도 유동성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인데, 고금리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


특히 대한항공은 정부와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안정화 목적으로 지원한 총 3조6000억원의 정책자금도 전액 상환했다. 그 결과 2020년 말 연결기준 2조6140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원으로 62% 축소됐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 역시 8조4620억원에서 6조4411억원으로 24% 줄었다. 이는 단순한 빚 상환이 아닌, 합병을 위한 행정·재무적 걸림돌을 제거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외부의 자금 수혈로 연명하던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리스크를 해소하고 온전한 통합을 위한 기초 체력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비율은 1대 0.2736432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합병 이후 지주사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기존(26.13%)보다 소폭 조정된 24.76% 수준이 될 전망이다. 조 회장은 이번 합병으로 경영권 안정화는 물론,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완벽히 장악하게 됐다.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 (제공=대한항공)

나아가 이번 통합은 단순히 두 회사가 합쳐지는 수준이 아니다. 대한항공은 항공운항증명(AOC) 통합과 종합통제센터 리모델링 등 내부 시스템 전면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 항공사가 수십년간 별도로 운영해 온 안전 운항 체계와 관제 시스템을 일원화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종합통제센터 리모델링은 거대해진 기단과 노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필수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평소 "안전은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이자 존재 이유"라고 강조해 온 조 회장의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통합 대한항공은 하드웨어적인 결합을 넘어 운항 기술과 정비 시스템도 결합해 세계 10위권 수준의 '메가캐리어'에 걸맞은 표준 운영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 마일리지 통합·내부 갈등 해소 등 화학적 결합 과제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마일리지 통합 문제가 여전히 이슈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양사의 마일리지 가치 산정과 통합 비율을 두고 고객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당초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료한 날(2024년 12월)로부터 6개월 이내에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보고하도록 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해 6월 해당 방안을 제출했지만, 공정위는 수정·보완을 요구한 상태다.


내부 인력간 '화학적 결합'은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종사 갈등이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민간 출신 부기장을 채용할 때 비행경력 1000시간을 요구하는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300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단순 입사일을 기준으로 조종사 서열을 정리할 경우 비행 경력이 짧은 아시아나항공 부기장이 먼저 승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은 대한항공이 앞서 약속한 고용 승계 원칙에 따라 기존 근속연수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아울러 슬롯(공항 점유 시간) 반납에 따른 수익성 저하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주요 알짜 노선의 슬롯을 내준 자리를 외항사들이 공격적으로 파고들고 있어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과 노선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또 조만간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3개 LCC 통합이 예정돼 있다. 인수 후 통합(PMI) 전략의 정교한 설계와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조직 불확실성을 빠르게 제거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합 항공사 출범으로 국가 항공산업 경쟁력을 보존하는동시에 인천국제공항 허브 기능 강화와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 확대 등 시너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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