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인수합병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딜스탁론-딜사이트씽크풀스탁론
박현주의 가상자산업 진출…꿩 대신 코빗
윤기쁨 기자
2025.12.30 07:35:13
10년 헤매던 가상자산 진출 계획…네이버 동맹 깨지고 자체 설립 막히자 플랜B 선회
이 기사는 2025년 12월 29일 16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제공=미래에셋그룹)

[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4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빗 인수를 추진한다. 제도권 금융에서 활약하는 메이저 플레이어로서는 최초의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 사례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투자를 넘어 오너의 위기감이 반영된 고육지책으로 해석한다. 관련한 이슈에서 오랜 혈맹으로 통하던 네이버가 디지털 자산 파트너로 미래에셋 대신 두나무를 낙점해 신뢰에 균열이 생기자,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생존을 위해 코빗 인수라는 이른바 플랜B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다. 


2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의 지주사 격인 미래에셋컨설팅은 코빗의 최대주주 NXC와 2대 주주 SK스퀘어 등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코빗의 지분은 넥슨의 지주사 NXC와 자회사 심플캐피탈퓨처스가 약 60.5%, SK스퀘어가 31.55%를 보유하고 있다. 거래 규모는 약 1400억원대로 추산된다. 


대우증권을 인수해 덩치를 키운 미래에셋에 가상자산 사업은 오랜 기간 풀지 못한 숙제이자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박현주 회장이 직접 주도해 적극적으로 시장 진입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약 10년간 자체적인 사업 확장이 좌절돼 왔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은 그동안 네이버 등과 사업 진출을 논의해왔지만 이들이 갑자기 두나무와 연대하며 배신 아닌 배신을 행하자, 라이선스를 보유한 다른 기존 사업자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인수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네이버와의 관계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은 지난 2016년 블록체인 기업 '블로코' 투자를 시작으로, 2018년 미국 ETF(상장지수펀드) 운용사 '글로벌엑스'를 인수하며 블록체인 상품 라인업을 갖추는 등 디지털 자산 시장의 초석을 다져왔다. 특히 2017년에는 네이버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하며 자본 동맹을 맺었고, 2019년에는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박현주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GIO는 "금융과 테크를 결합해 아시아의 알리페이를 만들자"며 손을 잡았다.

관련기사 more
코빗 "FIU 제재 존중"…기관경고, 27억원 과태료 수용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證 대표 "금융 질서 전환 선도할 것"

그러나 2021년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능토큰) 열풍이 불면서 양사 동맹에 균열이 생겼다. 네이버가 미래 먹거리 파트너로 금융 규제에 묶인 미래에셋 대신, 가상자산 시장에서 독보적으로 자리를 잡은 두나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해 11월 네이버가 투자한 하이브(HYBE)는 두나무와 5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며 NFT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네이버가 하이브, 두나무와 손잡고 가상자산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정작 오랜 금융 파트너인 미래에셋은 사실상 배제됐다. 이에 그룹 내부에서는 독자적인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고조됐다는 후문이다.


이후 미래에셋은 독자 생존을 모색했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2021년 미래에셋증권 내부에 가상자산 TF를 신설하고 사업성 검토에 나섰고, 2022년에는 미래에셋컨설팅 산하에 가상자산 수탁 전문 자회사인 '디지털엑스' 설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 테라-루나 사태 및 FTX 파산 등으로 시장이 급락하고 금융당국의 보수적 규제 기조에 부딪혀 설립은 무산됐다. 이번 코빗 인수는 자체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실패한 미래에셋이 규제 장벽을 넘기 위해 선택한 마지막 돌파구인 셈이다.


문제는 코빗이 업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기초체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는 점이다. 업비트와 빗썸이 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빗의 원화마켓 점유율은 0%대에 머물고 있고, 영업 적자도 몇년째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자체 턴어라운드나 추가적인 성장 여력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래에셋이 베팅한 1400억원은 코빗의 기업가치라기보다 신규 발급이 사실상 불가능한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 확보 비용에 가깝다.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기 때문에 인수 후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들 수 밖에 없고, 이는 그룹 전체에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실 기업 인수에 따른 리스크는 실제로 오너 가문이 직접 지배하고 있는 미래에셋컨설팅에 곧바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코빗 인수 주체는 박현주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이 48.49%, 배우자 김미경 씨가 10.15%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이 지분 대부분을 소유한 회사다.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사업 진출을 제한하는 '금가분리(금융·가상자산 분리)'를 우회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규제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그럼에도 미래에셋은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가상자산 사업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현 가능성이 가장 큰 사업이 '법인 전용 수탁'으로, 금융당국이 2026년부터 법인의 가상자산 계좌 개설을 단계적으로 허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이 2022년 수탁 전문회사인 디지털엑스 설립을 추진했던 만큼 빠른 사업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기업들이 보유한 잉여 가상자산 자금들을 흡수할 경우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국내에서 부동산, 선박, 인프라 등 거의 가장 많은 대체투자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실물 자산들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화하거나 이를 유통하는 플랫폼으로 코빗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빗에게는 부족했던 우량 상품을 공급해 주고, 미래에셋에게는 보유 자산들의 유동화 창구를 열어주는 윈윈 모델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딜사이트S 아카데미 오픈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신한금융지주
Infographic News
조달방법별 조달 비중 / 직접조달 vs 간접조달
Issue Today more